<언제가 우리가 같은 별이을 바라본다면>, 식민지배, 한일 역사인식
나는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를테면, 차승원과 차인표가 헷갈린다. 요즘에야 요리에 재주가 있는 차승원이 '삼시 세끼'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단골 출연하고, 나도 가끔 그 프로그램을 봤기 때문에 둘을 겨우 구별하게 됐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그렇지 못했다.
몇 달 전, 어느 분이 일본군'위안부' 이야기를 동화처럼 풀어쓴 장편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해결책, 차인표 지음, 2021년 11월)을 보내줬을 때도 잠시 이런 착각 병이 도졌다. 책 표지를 건성으로 보고서 아니 삼시 세끼에 나오는 차승원이 이런 책을 냈다고 하며 놀랐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야, 이 소설의 작가가 차승원이 아니라 차인표란 걸 비로소 알았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차인표가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는 1997년 캄보디아에 현지인으로 위장해 살고 있던 위안부 훈 할머니의 일시 귀국 사건이다. 차 씨는 이때 군대를 제대하고 신혼생활 중이었다. 그때 뉴스에 나오는 훈 할머니를 보고 연민과 분노와 서운감을 강하게 느꼈다. 그리고 훈 할머니를 "이 지경으로 만든 무리를 향한 분노와 그들을 보호하지 못한 국가와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을 마치기 전인 2001년 훈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차 씨는 초고를 거듭 손질하며 소설을 완성해, 2009년 <잘가요 언덕>이란 이름으로 내놨다. 이번 책은 절판된 첫 소설을 다시 다듬어 낸 개정판이다.
이 책이 최근 다시 화제를 끌고 있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한국학 필수 도서로 선정되고, 차 씨가 옥스퍼드대학에서 이 책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는 뉴스 탓이 크다. '옥스퍼드대 사건' 이후 이 책이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에 올랐다는 기사가 많은 신문과 방송에 줄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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