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평 : 오히려 불평등을 확대하는 '능력주의' 신화

by 오태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공동팀 구성을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다. 남북 공동 선수팀을 구성하기 위해, 그동안 고생해온 남쪽 선수 몇 명을 제외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2017년 촛불 혁명과 함께 출범한 문재인 정권이 '비정규직 제로'를 정책 목표를 내걸었다. 문 대통령이 그런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상징적 행사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를 방문했다. 거기서 공사의 비정규직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공사 정규직들이 맹렬하게 반발했다. 자기들은 시험 치고 어렵게 들어왔는데, 그리 쉽게 비정규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는 건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나는 두 사례를 보면서, 우선 젊은 사람들은 우리네와 참 생각이 다르구나 걸 절감했다. 젊은이들의 생각을 이해 못 하는 나의 지체된 의식을 자책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이 맞는 것인가 하는 찜찜함을 씻어내지 못했다.

<공정하다는 착각>(와이즈베리,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2020년 11월)은 공정이 지고지선한 가치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영어 제목 'The Tyranny of Merit'는 더욱 신랄하다. 공정성의 바탕이 되고 있는 능력주의가 폭정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오태규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오태규의 브런치입니다. 한겨레신문에서 도쿄특파원과 논설위원실장 지냄. 관훈클럽 총무, 위안부 합의 검토TF 위원장, 오사카총영사를 역임. 1인 독립 저널리스트. 외교 평론가.

15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언론단체에서 첫 '징벌적 손해배상' 찬성 성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