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공동팀 구성을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다. 남북 공동 선수팀을 구성하기 위해, 그동안 고생해온 남쪽 선수 몇 명을 제외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2017년 촛불 혁명과 함께 출범한 문재인 정권이 '비정규직 제로'를 정책 목표를 내걸었다. 문 대통령이 그런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상징적 행사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를 방문했다. 거기서 공사의 비정규직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공사 정규직들이 맹렬하게 반발했다. 자기들은 시험 치고 어렵게 들어왔는데, 그리 쉽게 비정규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는 건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나는 두 사례를 보면서, 우선 젊은 사람들은 우리네와 참 생각이 다르구나 걸 절감했다. 젊은이들의 생각을 이해 못 하는 나의 지체된 의식을 자책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이 맞는 것인가 하는 찜찜함을 씻어내지 못했다.
<공정하다는 착각>(와이즈베리,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2020년 11월)은 공정이 지고지선한 가치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영어 제목 'The Tyranny of Merit'는 더욱 신랄하다. 공정성의 바탕이 되고 있는 능력주의가 폭정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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