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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아하! 그래서 미국이 무조건 이스라엘 편이구나

<이스라엘 로비>, 미국-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 AIPAC

by 오태규

세상에는 이해하기도, 설명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 더러 있다. 나에겐 그중의 대표적인 게 '미국이 왜 그토록 필사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느냐' 하는 점이다. 미국은 유대인을 집단 학살한 나치 독일의 후예도 아니고, 유대인이 이민 와 만든 나라도 아닌데 말이다.

최근에 벌어진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인 학살극과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문제를 두고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중 영국·캐나다·프랑스를 비롯해 세계 대다수 국가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한다고 하는데도 미국의 반대는 요지부동이다. 자신의 영향력 아래 있는 나라들이 승인 대열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직간접으로 압력까지 행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문제라면 '세계적인 왕따'가 되는 것도 기꺼이 감수하는 이런 뻔뻔한 자세는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이스라엘 로비>(형설, 존 미어샤이머·스티븐 월트 지음, 2010년 9월)는 이런 의문에 답을 제공해 준다. 한국에서 나온 책 제목은 '미국을 세계 최강의 불량 국가로 만든 비밀, 이스라엘 로비'이지만, 원제는 'The Israel Lobby And U.S Foreign Policy'다. 즉, 이스라엘 로비가 어떻게 미국의 외교 정책에 영향을 주는지를 탐구한 책이다.

저자인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와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는 국제정치학에서 현실주의 학파를 대표하는 석학이자 미국의 외교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학자다. 그래서 이들의 분석이 더욱 설득력과 권위를 지닌다.

이 책은 미국에서 2007년 출간됐다. 바로 2006년 7월 이스라엘군의 무자비한 레바논 침공과 그로 인한 국제적 비난이 분출했던 직후에 나왔다. 그래서 최근의 가자 학살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팔 갈등이 똑같은 행태로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 종속적인 미국 외교의 문제를 살피는 데 전혀 모자람이 없다.

이 책은 2부로 되어 있다. 1부(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로비)에서는 미국이 이스라엘이 무슨 짓을 해도 무조건, 전폭적인 지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본 뒤, 그것이 이른바 '이스라엘 로비'의 영향력이라는 사실을 들춰낸다. 그리고 이 로비가 대통령, 의회, 정치인,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어떤 전략과 전술을 쓰는지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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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의 브런치입니다. 한겨레신문에서 도쿄특파원과 논설위원실장 지냄. 관훈클럽 총무, 위안부 합의 검토TF 위원장, 오사카총영사를 역임. 1인 독립 저널리스트. 외교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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