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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휘서 Jun 29. 2021

에밀 졸라 입문기

테레즈 라캥, 살림, 2021


우연히 발견한 에밀 졸라의 소설. 파리의 퐁-뇌프 소로에서 작은 수예품점을 운영하는 라캥 부인과 아들 부부에게 일어난 격정적인 서사를 그렸다.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속, 건장하고 혈기 왕성한 사내 로랑이 나타난 이후 급격하게 변하는 전개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세밀한 심리묘사와 스릴 넘치는 이야기에 '조금만 봐야지.' 하다가 새벽 내 완독하고 말았다.



이 작품은 찰리 스트레이튼 감독의 영화를 비롯해 수차례 영화화되었고 박찬욱 감독의 <박쥐>의 모티브로도 알려져 있다. 약 200여 쪽의 분량 덕에 금방 읽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은 살림 출판사의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중 하나로 축역본이었다. 문학교수이자 비평가인 진형준 교수가 축약한 고전 시리즈로 선보이는 것. 2009년 문학동네에서 나온 번역본만 검색에 잡혀 새로운 번역본인 줄 알았는데 다 읽고 나서야 새로운 형태라는 사실을 알았다.


분량이 줄어든 만큼 고전을 두루 접하고픈 청소년, 짧은 시간 내에 고전을 취하고픈 일반인에게 좋은 대안이 되어 줄 듯하다. 이 작품을 읽고 나니 에밀 졸라의 다른 소설 또한 읽고 싶어졌다. 그는 인간이라는 유기적 생명체가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자연과학자의 눈으로 서술하는 '자연주의 문학'을 추구했다고 한다. 한 시대의 풍조가 스민 소설로, 에밀 졸라로 향하는 입문서로 손색이 없겠다.



_ <테레즈 라캥>, 에밀 졸라 저, 진형준 역, 살림.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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