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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휘서 Jan 03. 2019

행복의 편견을 깨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행복론 

Book review

굿 라이프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보게 된 강의가 있다. '행복'에 관한 강의였는데 꽤 와 닿았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다 보면 결국 소유 소비를 줄이고 경험 소비로 옮아가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따르는데 그 강의의 주제가 딱 그랬다.

강사를 찾아보니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의 최인철 교수였고 그의 최근 저서에까지 이르렀다. 책 '굿 라이프'는 그렇게 만났다.


이 책은 심리학의 측면에서 행복론을 파고든다. 아무래도 '행복'이란 개념은 많은 사람들이 얻고 싶은 기분으로 일상과 맞닿아 있기에 알기 쉽게 정의부터 서술하고 있다.

우리는 늘 행복한 사람을 부러워하는데 이는 행복이라는 인식 자체가 드물고 얻기 힘든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30개 국가의 '행복'의 정의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무려 24개 국가의 사전에서 행복을 '운 좋게 찾아오는 사건이나 조건'이라고 1차 정의를 내리고 있단다. 대부분의 언어권에서 그만한 정의를 내린 연유를 보면 인간의 역사에서 자연재해와 질병, 그리고 권력자들의 횡포를 미리 예측하고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과학기술과 의학의 발전으로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생긴 시대이므로 행복은 '우연히 찾아오는 복'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라는 관점으로 변했다. 종종 우리가 쓰는 말 중 '행복은 일상 속에 있고, 가까이에 있다'라고 하는데 이는 행복이 특별하거나 귀한 감정이 아니라는 개념을 일깨워주는 것이리라.

책의 구성은 행복의 의미를 망라한 연구에서부터 행복과 유전,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 의미 있는 삶, 품격 있는 삶으로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내가 특히 관심 있게 본 부분은 행복해지는 기술이었다. 일전 동영상에서도 보았듯 '행복을 위해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가'가 아무래도 일상에서 가장 호기심이 들기 때문이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는 경험 표집법을 사용해 한국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 행위를 재미와 의미의 정도를 측정했다. '행복 칼로리표'라 명명된 이 그래프를 보면 우리가 우선으로 추구해야 할 일상 행위를 가늠할 수 있다.

재미와 의미 모두 가장 높은 압도적인 행위는 여행이었고, 그 외 행위는 의미와 재미에서 약간의 정도 차가 있어 순위를 붙이기 어렵지만 높은 그룹을 보면 운동, 산책, 종교 활동, 자원봉사, 데이트를 들 수 있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행복한 사람들이 위 활동들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우리가 행복을 위해서 해야 할 습관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발견할 것', '비움으로서 채울 것' 등을 제안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얻은 가장 큰 소득은 행복의 개념을 수정한 것이다. 나는 그동안 행복, 행복한 사람을 기분 나쁜 일이 하나도 없는 상태,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는 삶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 점은 행복에 대한 대표적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행복은 고통의 완전한 부재를 의미하지 않는다. 행복의 상태는 부정적인 감정 경험보다 긍정적인 감정 경험이 더 많을 때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행복은 스마일만 있는 삶이 아니라는 것,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누구나 행복을 정의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이 책은 많은 연구의 결과를 통해 작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 순간을 한 번 적어보면 느낄 것이다. 행복은 복권 당첨과 같은 엄청난 행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행복 수첩에다 하루를 돌아보며 행복한 순간 2~3가지를 종종 적어 왔다. 새해에는 되도록 매일 적으려고 한다. 수첩에 적을 오늘의 행복은 다음 세 가지,

1. 설거지 후 보는 말끔한 주방

2. 포스팅 중인 항저우 사진의 색감

3. 이틀 사이 중고로 내놓은 책이 두 권이나 팔림.

여러분도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보시길. 생각 외로 많고, 기억하기 시작하면 더욱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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