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달빛서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디터 휘서 Jan 26. 2019

인생은 뜨겁게

by 버트런드 러셀


Book review

-

이토록 뜨겁고 바른 지성이여







20세기 대표적 지성인으로 꼽히는 버트란드 러셀의 자서전이다. 그의 철학 사상을 읽기 전에 인생을 먼저 이해하고 싶어 선택한 책. 그는 평생을 세 가지 열망으로 살았다 한다.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그것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한 그는 당대의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지의 확장을 거듭한다. 수학자로서 기호 논리학을 집대성하고 분석 철학의 기초를 확립한 학자이자 195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저술가. 하지만 그는 학문의 열정과 재능을 다른 쪽으로도 돌렸다. 자신의 지성을 인류의 평화와 공영을 위해 폭넓게 활용한 것이다. 제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인간의 이기심을 목도한 그는 최선을 다해 핵사용과 강대국의 비열한 침략 전쟁을 막고자 노력했고 여성 참정권 운동, 40개국의 정치수용범 석방 등을 위해서도 투쟁했다. 



600여 쪽에 달하는 자서전이 지루하지 않은 건 전 일생에 걸친 세세한 업적과 그의 지인들의 품성과 행동까지 기록한 예리한 관찰력, 지적 고뇌와 반성, 세계를 향한 굽히지 않은 소신과 아낌없는 헌신이 모두 담겼기 때문이다. 특히 20세기를 살아오며 그를 스쳐간 역사 인물이 책 곳곳에 조연처럼 등장한다. 케인스, 버나드 쇼, T.S. 앨리엇, 우드로 윌슨, 아인슈타인, 우리나라 독립운동가까지. 그야말로 실사 영화를 보는 듯 생생했다. 



나는 압도적 지성을 갖춘 분들을 존경하는데 러셀의 인생을 읽으며 진심으로 경의의 시선을 던질 수 있었다. 1892년에 태어나 자신의 세 가지 열망을 충실히 실천하며 95세부터 97세에 걸쳐 총 3권의 자서전을 집필한 후 마치 자신을 집대성해야 하는 과업을 완수한 듯 다음 해인 98세에 영면하신 분, 그의 사상의 총체를 이제부터 천천히 탐독하려 한다. 이 자서전을 기점으로 그의 지(知)의 세계로 천천히, 문득, 뜨겁게. 



_ 『 인생은 뜨겁게 』, 버트런드 러셀, 사회평론, 2014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 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


매거진의 이전글 쿨과 냉정 사이, 넷플릭스의 인재 문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