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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휘서 Mar 05. 2019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론 노트

'시학' 리뷰 


Book review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론 노트




글, 사진 _ 에디터 휘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론을 다룬 고전으로 여기서 그가 말한 시는 '그리스 비극'을 일컫는다. 그의 저서 대부분은 그 시대 학원의 잘 나가는 강사였던 그의 강의 노트가 전해진 것이다.

시학에서는 주로 비극과 서사시에 대해 다룬다. 즉, 비극 및 서사시를 구성하는 요소 및 원칙을 체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례로 비극은 '심각하고 완전하며 일정한 모방의 형식을 띤 극적 연기의 방식으로서 연민과 두려움을 일으켜 카타르시스를 행하는 것'이라는 정의를 내린다.


한 손에 가볍게 들기 좋은 문고판 형태



그가 비교의 대상으로 둔 그리스 당대의 숱한 비극이 후세에 보존된 게 많지 않아 그의 정의와 의도를 모두 정확히 해석할 수는 없지만 그의 이론에 합당한 작가로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수차례 언급되어 궁금해졌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한편과 최근 읽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몇 작품만 읽은지라 아리스토텔레스 시론을 이해하기에는 나의 그릇이 한참 모자랐으나 시학과 인연이 깊은 영미 비평사학자인 저자의 주석이 그 점을 많이 보완해 주었다. 특히 몇몇 주석은 읽으면서 그 깊이와 유려함에 감동했다. 꼭 원전을 그대로 번역해야만 좋은 번역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언어를 몇 번을 거쳤든 번역자의 역할은 결국 독자에게 원저자의 생각과 의도를 가장 매끄럽고 풍성하게 전달하는 것이라는 것을 옮긴이의 주를 읽으며 공감했다. 후에 희랍어를 직역한 천병희 님의 번역도 읽어보면 내 안에서 시학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 같다.


비극에 입문한 이에게 시학은 하나의 참고서 혹은 가끔 꺼내 보는 사전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그의 이론 중 후세 학자들도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대개의 책이 그러하듯 저자의 글이 모두 정답이 아니니 해답은 각자의 몫으로 해석하면 될 일이다.


_ 《시학》, 아리스토텔레스 저, 이상섭 역, 문학과지성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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