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앤디워홀을 좋아한다. 나는 그 이유가 자신감 넘치는 예술가의 전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개의 예술가들은 작업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자신의 작업물을 대놓고 비싸게 받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다. 품위 또는 자존심이 허락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앤디워홀은 그런 관념을 벗어던진 인물이다.
앤디워홀의 작품은 굳이 전시회에 가지 않아도 익숙하게 접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늘 이슈를 몰고 다녔고, 광고나 미디어에도 자주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의 전시가 처음은 아니다.
다재다능한 예술가들이 그렇듯 앤디워홀 또한 미술 작업에 머물지 않고 음악인, 배우, 유명인사들과 교류를 통해 외연을 넓혔다. 대개의 예술가들이 골방에서 창작에만 몰두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기에, 그의 활동은 질투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당시엔 질타를 받았지만 뛰어난 이들이 그렇듯 앤디워홀은 미래를 한 발 앞서 바라보는 눈이 있었다. 전시관을 빠져 나오며 본 위 글귀를 보면 그 예측이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가 난무하는 이 시대를 그는 이미 짐작했으니까.
이번 더 현대서울 여의도에서 열린앤디워홀 전시는 새롭지는 않았지만, 사후에 인정 받은 많은 예술가들과 다르게 살아있는 동안 화려한 유명세와 부를 누린 그를 운이 좋은 예술가, 튀는 예술가라는 평가에 가두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앤디워홀은 앞서간 사람이고 자신의 꿈을 적극적으로 행동에 옮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