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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화 Nov 15. 2019

만추, 창덕궁 산책

수능 추위와 비바람에 한창 아름답던 가을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종로에 사는 나는 봄, 가을 날씨가 좋을 때면 고궁에 간다. 북촌서촌에세이 <계동길 로맨스>에도 썼지만, 봄엔 창경궁, 가을엔 창덕궁이 좋다.

파란 가을하늘과 중첩되는 기와의 멋스러움이 고궁 산책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오랜만에 종로에 온 아는 동생과 찬찬히 걸으며 바라보는 창덕궁은 그 자체로 눈과 마음이 즐거운 힐링이다.

현재 창덕궁엔 11월 30일까지  '약방'이 열리고 있었다. 탕기, 임금의 탕약을 만들었던 의관원의 옷이 전시돼있고, 한방관련 책 등을 앉아서 읽을 수 있도록 북카페식의 방이 마련돼있다. 한지 베이스의 인테리어도 멋지지만 이곳에서 내다보는 창밖 풍경이 너무 좋았다.

고궁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오는 학생들, 건축 양식을 살피는 사람들, 출사를 나온 사진애호가들....나는 계절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고궁 산책에 나선다. 지난주 햇살에 노랗게 빛나던 은행나무 잎은 이제 많이 떨어졌겠지만, 만추를 느끼고 싶다면 창덕궁으로 가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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