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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화 Aug 11. 2021

여름날 오후의 해수욕장

외가가 있는 서해쪽에 갔다가 들른 해수욕장.

물은 이미 썰물 때여서 해수욕을 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오후 4시가 넘었는데도 때약볕은 위세가 등등하여 해변에 앉아있으니 금세 머리 위가 뜨끈해졌다.

혹시 몰라 수영복을 챙겨온 아이는 아빠와 바다로 돌진하고, 나는 무릎 깊이까지 바닷물을 적시고 조금 걷다가 해변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과자와 음료수를 마시며 바닷바람을 쐬었다. 그 정도로도 만족스러웠지만 수영복을 챙겨올 걸 살짝 후회했다.


서해안의 해안도로에는 곳곳에 해수욕장이 있어서 굳이 유명한 해수욕장을 찾아갈 이유가 없다. 혼잡하고 바가지요금만 경험할 뿐, 어디를 가든 넓은 모래사장이 있다. 특히 서해안의 일몰은 전국 어디서도 뒤지지 않는 명장면을 연출한다. 이 날 우리는 외가에 가던 길에 들른 거라서 낙조까지 볼 상황은 안됐지만, 서해에 간다면 낙조는 꼭 보고 와야한다.

한바탕 바다에서 파도놀이를 하던 아이가 돗자리에 와서 앉자 주변에서 갈매기들이 모여들었다. 안녕? 인사를 건네 보지만, 갈매기들은 모래속의 먹이감을 찾아 먹느라 바빴다.

코로나19  상황도 그렇고, 여름방학에 딱히 어디를 가기도 어려운 요즘, 지나가는 길에 무심히 들른 여름날 오후의 해수욕장이 아이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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