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난 어설픈 부모라고

by 오밥뉴스

오전 8시30분. 이른바 '학익진'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학교 방향으로 디립다 직진해 나가다가 문득.

아뿔싸. 떠올랐습니다. 오늘은 '흔들 도시락을 하는 날'이란 겁니다.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선 일년에 두어번 이벤트를 합니다. 그냥 식판에 받아 먹는 급식 말고, 집에서 커다란 도시락 통을 가져와 밥과 나물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디립다 "흔들어" 먹는 거죠.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하필 그날 아침 흔들 도시락을 빼먹은 겁니다. 도시락 통 가지러 가겠다고 다시 집으로 가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회사도 가야하죠.



미안해, 사실 난 어설픈 인간이야


뭔가 미안함을 제대로 느낀 건, 회사에 도착한 이후였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신나게 흔들어제낄(?) 때, 두 아이는 그저 식판 밥을 뒤적이진 않을까 했던 생각이 든 것 말이죠. 그래서 용기를 내봤습니다. 큰 아이 하교 때쯤 문자를 보냈습니다. '미안해. 엄마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어서 자꾸 잊어.' 라고요.


그런데 이녀석, 이렇게 답했네요. "괜찮아. 엄마가 완벽한 엄마이지 않아도 괜찮아." 한동안 이 녀석이 보내온 문자를 들여다봤습니다. 제가 모르는 사이, 이 아이들은 자라나고 있었던 겁니다.



어쩌면 자라나야 할 건 나일지도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면서 완벽 혹은 성공에 대한 집착을 했던 것은 아닌가 뒤돌아 봅니다. 무언가 엄마가 되고, 부모가 되었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저를 짓눌러왔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처음이라 늘 실수연발인 제가 오늘 공유하고 픈 기사는 이겁니다.



닮았다는 두려움


타이거 우즈의 이야기입니다. 패배라는 것과 운명적으로 연이 닿지 않아 보였던 남자. 동시에 엄청난 스캔들로, 저 사람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를 궁금하게 했던 사람. 타이거 우즈의 구겨진 이면에는 부모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칭찬받고 싶은 아이에게 군대식 훈련을 했던 아버지, 아이를 지키려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본인 역시 '상대방을 완벽히 밟아야 한다'고 우즈를 가르쳤던 엄마.

우즈는 자신의 스캔들이 터졌을 때, 아내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보다 어머니가 자신의 본 모습을 알게 되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자신과 어머니를 속박했던 아버지의 그 모습을 자신이 닮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요.

https://news.joins.com/article/22494269


부모가 된다는 건 뭘까요?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모라는 타이틀을 얻지만, 실제로는 부모가 되어가는 길에 한발짝 내딛게 된 것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부모가 되고 있는 중일까요./오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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