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포레스트런 10km
'헐..'
아. 아쉬운 순간이 한 두 개가 아니다. 마지막에 내가 조금만 더 끌어줄걸 그랬나. 중간에 파스를 너무 오래 뿌렸나. 급수대에서 멈칫한 찰나가 아쉽고, 뛰면서 말을 한 마디 더 걸었던 게 후회가 됐다. 물론 당사자는 오죽할까. 애써 위로를 건내본다.
"2초를 위해 다음에 우리 한 번 더 같이 뛰자. 형이랑 또 뛰고 싶어서 일부러 그런거지?"
설렌다. 처음으로 후배와 같이 마라톤을 뛸 줄이야. 내 첫 마라톤도 다른 후배와 함께 나갔다. 그 친구는 나와 뛰어주지 않았다. 나 홀로 버려두고 혼자 뛰었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내가 잘 달려도 같이 뛰는 친구랑 같이 뛰는 게 추억이지. 그리고 그게 오늘이었다. 여의도에서 출발하는 오늘 대회. 역시 사람이 많다.
"출발하세요! 31초! 수고하셨습니다."
르르르 부스에서 진행한 지압판 달리기였다. 친구에게 마라톤 대회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 부스도 열심히 돌아다녔다. 역시 서울 대회는 다르다. 즐길거리가 너무 많다.
"어때 뛸만해? 서강대교 끝까지만 같이 가고 그 후엔 더 빨리 뛰어도 돼"
전략이었다. 반환점까지 페이스 조절을 해주고, 이후엔 속도를 높혀 기록을 노리려고 했다. 실패했다. 분명 반환점 이후에 후배가 속도를 높혀 치고 나갈 수 있을 줄 알았다. 더운 날씨 탓일까? 조금 지쳐보였다.
"숨은 도착해서 쉬어. 죽겠단 마음으로 뛰어."
말도 안돼는 주문을 넣어본다. 너는 할 수 있어. 그 와중에 카메라 보며 포즈를 취하는데? 얘 아직 말짱한데.. 옆에서 재촉도 해보고, 살살 속도를 높혀봐도 꿈쩍하지 않는다. 페이스메이커도 어렵구나.
"형 저 무릎이 너무 아파요."
골인지를 500m 앞두고 걱정이 됐다.
"일단 패트롤 선생님께 파스를 뿌려달라고 해보자."
2초만 덜 뿌릴걸.
300m 앞.
"가자 이제 마지막 전력질주야."
내가 등이라도 밀면서 뛸 걸.
그래도 좋은 추억이었지? 2초. 아직 우리에게 남은 숙제인 거 알지? 언젠가 다시 같이 뛸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