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못 멈추나요?

2026 인천국제하프마라톤 응원을 다녀오고.

by 오현준

"삐용삐용삐용“

다급한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 운동장 가운데 사람들이 모여있다. 확성기가 요란하게 울리며 관계자들을 불러 모은다. 사람들 틈으로 들썩들썩하는 모습이 보인다. CPR이다. 이곳 경기장으로 올라오는 길 오르막이 상당히 난이도가 있어 보였는데 누군가 무리를 한 모양이다.


멀리서 아무 일 없길 간절히 기도하며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골인선을 향하는 완주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삐용삐용삐용”

다시 한번 사이렌이 울린다. 이번엔 경기장 밖이다. 마라톤에 나선 많은 주자들이 무리하지 않길, 아프지 않길, 다치지 않길 다시 한번 기도해 본다. 점점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온다. 엠뷸런스가 사람들이 모여있던 현장으로 진입한다. 상당히 위급한 상황인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또 한 대의 구급차 소리가 또 들린다.


“웨에엥~웨에에엥~”

이번엔 119 구급대다. 구급대도 마찬가지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좀 멈춰주세요!!”

안전을 관리하는 경비업체 직원들, 마라톤 관계자 분들이 트랙 위 주자들을 멈춰 세우려 노력한다. 모든 게 마음 같지는 않다. 조금은 이기적인 누군가는 자신의 1초를 위해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관계자가 몸으로 막아 세워본다.

“좀 멈추라구요!!!!! 지금 구급차 들어오잖아요!!”

구급차가 들어오려는 그 좁은 통로. 결국 그 주자는 그걸 무시한 채 골인선을 향해 뛰어간다. 그렇게 빠르지도 않다. 뒤에서 원망 섞인 악소리, 욕소리, 고함소리가 들린다. “아악 쫌!! 씨X!!" 들었겠지? 들었으면 좋겠다.


결국 쓰러진 마라토너는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제발 건강하길. 아무 일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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