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동반주

2025 화성효마라톤 10km

by 오현준

"대리님, 혹시 이번에 마라톤 같이 나가보실래요?“

한 번 던져본 제안이었다. 러닝을 안 하시는 대리님이라 당연히 거절하실 줄 알았다.


”언젠대요? 한 번 해볼까요.“

깜짝 놀랐다. 제가 꼭 같이 달려드릴게요. 같이 완주를 약속하며 대회를 손꼽아 기다렸다.


지난 대회로 장경인대 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회 참가를 두고 고민해야 되는 상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직장동료와 또 함께 달릴 수 있는 기회기에 놓치고 싶지 않다.


“대리님, 요새 부상이 있어서 이번 대회 같이 뛰다가 저 버리고 가셔도 돼요.”

“아니에요. 그래도 저보다 빠르실 거예요.”

서로 걱정이 많다.


저 멀리 대리님이 뛰어가신다. 이제 고작 3km 정도 뛰었다. 조금만 더 이 속도로 가자는 내 설득이 통하지 않았다. 역시 체력도 좋고 생각 이상으로 잘 뛰신다. 부지런히 내 페이스대로 쫓아갔다. 잠시 후 낯익은 뒷모습이 보인다.


“왜 여기 계세요.”

“힘들어요.”

“그쵸? 따라오세요 다시 같이 가요.”

“못 가겠어요. 먼저 가셔야 할 것 같아요.”


어떻게 업힐 꼭대기까지만 끌어드리고 싶었는데 진짜 지쳐 보인다. 어쩔 수 없다. 이제 내 시간이다. 남은 거리 이 악물고 페이스를 올려본다. 출발 전에 먹은 진통제 덕분일까. 무릎의 통증이 살짝 가라앉았다.


49:49. 부상 속에 얻은 값진 PB다.


그리고 대리님과의 동반주는 사진으로 남았다. 비록 같이 뛴 건 절반도 안되지만 사진 속 우리는 함께 활짝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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