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보고하는 방법, 그리고 팀원이 생긴다는건.
2020년 6월 11일 일기
생각이 많은 밤이다. 오늘 들었던 귀중한 피드백도, 어느 하나 놓칠 것이 없는 이야기였다. 내게 남은 여러 잔상들이, 어지럽게 흩어진 잡념들과 함께 간지럽히는 밤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팀원이 생겼다. <리더>라는 단어가 다소 어색하니, 가까운 협력자라고 표현하고 싶다. 짧은 기간이지만, 나 역시 팀 내의 조직 운영의 경험을 해보며, 팀원과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지 몸소 경험할 수 있도록 하셨다.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던 여러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음 번의 실수를 줄이기 위한 업무 일기를 남겨볼까한다.
주니어가 상사에게 엑셀을 보고할 때, 주의해야하는 사항들
1. 파일을 안정화할것
엑셀 작업할 때 글꼴,크기, 볼드/이태리 이런 형식을 맞추라고 하는데, 그건 단순히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기능성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서랍을 정리하거나 옷장을 정리하는것과 같다 = 필요한것을 보이게, 잘 사용하게 그리고 망가지지 않게 엑셀정보도 그렇게 정리해야한다.
특히 상사에게 보고하는 엑셀은, 내가 머리속에 아무리 정리되어있다해도 명확히 표시하지 않으면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단걸 알아야한다. 예를 들어 어떤 셀에 "부가 설명 없이" 다른 본문과는 다르게 "뜸금없이" 강조되어있다면 읽는 상사는 그 뜻을 해석하는데에만 많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이것만 갑자기 볼드체인데 어떤 의미지? 여기 리스트는 왜 갑자기 영문으로 쓰여있지? 이런 것에 시간을 쓰시다 정작 파일 내용은 제대로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엑셀을 정리할 때 변화된 내용은 표기하고, 왜 이 변화를 주었는지를 꼭 같이 설명해야한다.
새로 장표를 수정하여 보낼 경우, 기존 보낸것과 새로 보낸것을 변화된 부분을 보여주기위해서 그 부분이 눈에 들어오게 색이나 순서를 담아서 보여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e.g 추가된 부분은 노란셀로 표기)
2. 파일을 저장할 때, 우선적으로 상사가 봐야하는 부분에 최종 마우스 커서를 두고 저장하기
작업하는 이는 별거 아닐지도 모르나, 그 파일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른 탭을 보다 시간을 소비하게 될지도 모른다.
작은 차이가 큰 격차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런 작은 실수들이 계속하여 반복되면, 그걸 받는 이(아마도 상사)는, '아 이사람이 보낸 파일은 늘 보기 피곤해'라는 생각을 가질지도 모른다. 그러면, 상사분은 일을 주기가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이런 기본적인 일들에서 시간 소비가 계속 더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상사에게 메일을 정보가 담긴 메일을 전달할 때, fyi (for your information) 정보를 전달 할때,
초반에 나는 fyi 와 전달드립니다라는 단어만 적어, 메일을 포워딩하곤 했다.
그러나 이런 FYI 로 정보를 전달하는 메일의 경우 1) 요약하거나, 2) 나의 의견을 같이 전달하거나, 3) key내용을 함께 전달하는게 좋다.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요약은 말 그대로 요약하기
2) 저의 의견은 이런건데 이렇게 처리할까요? 제 의견에는 이러면 좋을것 같습니다 라고 함께 안내하기,
3) key 내용 전달은 이거 내일까지 해야 한대요! 라고 꼭 중요한부분만 찍어주기
이 셋 중 하나를 상황에 맞게 골라쓰면, 상사에게도 든든한 팀원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료나 후임에게 이 방법을 쓴다면 120% 더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팀장이 된다는 건, 리더가 된다는건?
팀원에게 받은 파일을 내가 다시 나의 상사에게 전달할 때, 결국은 그 파일이 팀원이 작업한거라고 하더라도, 최종 전달한 이는 나이기에, 그건 결국 내가 만든 작업파일이 되는 것이다. 아 그건 제가 아니고 저희 팀원이 한겁니다. 제가 한건 여기 잘한 부분이에요, 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잠깐이나마 팀원과 함께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 내가 상사에게 보고 전 최종적으로 확인한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잘 확인하고 보내야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내 팀원이 나이다.
2020년 6월 14일 일기 : 상사한테 보고한다는 의미
보고한다는건 아주 기본적인 일이 이렇게 진행된다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 일에는 이런 action이 강화되거나 추가되어야 한다는 additional 한 내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문적인 내용, 결과 중심적으로 써야하며, 나의 주관적인 생각은 배제하는게 좋다.
예를 들어 어떤 것을 비교 분석하는 보고를 해야한다면, 비교 분석 자료 후, 그 결과(결론)이 이러이러 했다는 수치 위주의 결과물이 나와야한다.
2020년 6월 15일 일기 : 상대 측에 미팅 참여자를 메일로 소개할 때
우리 팀의 맨먼스는 굉장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최고의 성과를 뽑아와야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단계를 최대한 줄이는게 중요한데, 코로나로 인해 컨퍼런스콜이 잦아지면서 배우는 것들이 있다.
미팅에서 나와 같이 참여하는 나의 상사를 사전에 “잘" 소개하는 일이다.
팀에서 높은 분이 미팅에 같이 참여하는 경우, 상대방에 명확히 소개함으로써, 우리 쪽에서는 정말로 (미팅에 참여하는) 상대측과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만큼 높으신 분이 이번 미팅에 참여하오니, 상대 회사에서도 이 기회를 중요한 기회라고 여기게 하는 일이다.
이로써 최대한 그 업체 쪽에서도, 높은 직급의 담당자가 나올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필요하다.
그래야 (나와 처음 소통했던 업체) 담당자들이 그쪽 높은직책자에게도 인정받으면서 일하게되기도 하고
높은 직급의 분들끼리 미팅이 처음부터 빠르게 이루어져야 양쪽에서 큰 지원이나 사업 구조로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더 큰 직책자가 아무래도 더 많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기도 할테다.
저희쪽에서는 ____팀의 (직급)이신 (성함)께서 미팅에 함께 참석하시고 싶다고 하시는데, 혹시 저희가 사전에 보고 드릴 수 있게 어떤 분께서 미팅에 참석하실지 알 수 있을까요?
이렇게 사전에 안내를 하고, 상대측에서도 직급이 높은 담당자가 나올 수 있게 해야한다. 이 회사에서 빠른 시간 내에 가장 효율적이면서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이다. 나의 목표는 명확하다
상대측에서 가능한한 높은 권한을 가진 사람이 본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해서, 더 큰 사업을 펼쳐 더 많은 지원을 받게 해하는 일. 그래서 (주로 나와 커뮤니케이션하시는 그 업체의 대리/과장/팀장님)실무 직원이 이 업무 성과를 훌륭하게 처리함으로써 그 회사에서 인정받게 하고. 그 결과로 지속되는 매출을 발생 시키게 하는 일이다.
미팅을 진행할 때는, 그 분들의 상황에 맞춰 대응하고 원하는 내용을 상대측에 전달드려야한다. 우리와 미팅하기 전에는 기존에 어떻게 운영했는지, 어떤 식의 접근 방식에 관심있는지 상황을 들어보고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닌, 그 업체의 상황에 맞는 내용을 빠른 시간내에 잘 전달해야한다
2020년 6월 26일,
아쉬운 헤어짐을 아름답게 보내는 메세지, 우리는 같이 울고 웃는 마지막을 맞이했다.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고생 많이 했습니다.
짧을것으로 예상했던 3개월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흘러갔고 어느새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3개월의 시간을 회사를 위해 투자하고 노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인해서 우리는 새로운 영감을 받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노력들이 그저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남아서 계속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바로 계속해서 함께 일 할 순 없지만, 곧 어디선가 더욱 멋진 모습으로 서로를 볼 수 있을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에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도 많았지만 다시 우리가 얼굴 보고 이야기 할 때, 오히려 이 시간들을 앞으로 만들어지는 인연의 귀한 시작의 시간으로 새김할 수 있도록, 우리 역시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7월 7일
새로운 구성원이 와도, 실무에선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길
어느 멋진 분과 점심을 같이 하며 해주셨던 조언이 인상깊어 남긴다. 회사에 있다보면, 현재 담당하는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구성원을 맞이해야할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기존에 하던 일의 scope들이 일부로 축소되거나 한정될 수가 있는데, 그 걸 경험하신 분께서 해주신 말씀이셨다.
한국 대기업에서 먼저 커리어를 시작하셨던 그 분께서는 신입으로 들어오자마자 아주 새로운 사업을 혼자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동기분들은 이미 비즈니스가 나고 있는 사업팀에 있었지만 본인은 1년반동안 그걸 혼자 개발하는데만 몰두했다고. 그 시간동안 주말, 새벽 밤낮으로 일을 하며 공부하고, 다른 회사 사업팀에 문의하는 일이 일상다반사였다고하셨다.
점차 그 사업이 커지면서 그 사업의 팀이 생겼고, 본인 아래로 팀원들도, 위로 팀장님도 오셨다고 하셨다. 그럼에도, 그 사업의 실무에 한해서는, 1년 반동안 그걸 혼자 개발하신 그 분만큼 잘 알고 잘 해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셨다. 결국은 새로 오시는 팀장님들도, 같은 산업군에는 있었다 하더라도, 그 회사의 실무만큼은 그 분을 따라잡을 수 없다보니 대부분의 일에 기댈 수 밖에 없었다고.
그리고 지금은, 그 산업에서 연봉 5배를 받고, 제일 잘나가는 싱가포르 회사로 오셔서 일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 조언이 아주 인상깊었다. 나 역시도, 추후 새로운 구성원이 팀에 오더라도 적어도 지금 내가 담당하는 사업 환경과 실무 내용만큼은 주니어여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혹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scope이 줄어들더라도,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Kelly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으니 같이 해야해,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금 하고 있는 환경과 회사의 사업에서만큼은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자! 매일이 그걸 느끼는 요즘
2020년 7월 27일, 반성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못하고, 높은 기준을 세워 늘 채찍질 하기 바빴던 날들의 연속이었다.
하나를 고치면 다른 부족함이 끊임없이 보여 스스로를 끝없이 자책하던 시간이었다.
작은 실수에도 하루종일 걱정하며, 부족한 나를 혹독히 몰아세우는 모습을 보곤 소중한 친구가 남겼던 말이다.
나는 26세까지의 너의 삶을 참 존경해, 그리고 네가 앞으로도 내가 존경하고 싶은 삶을 살아가면 좋겠어. 다만 가끔 네가 작은것에 과하게 집중하는 경우가 있는것 같아서 그게 너 스스로의 존경심을 오히려 작게 만들까봐 안타까울 뿐이야, 사람은 스스로를 존경하기도 해야하니까. 그러니 너무나 훌륭하고 빛나는 너를 다시 한 번 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