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

달아 난 시간의 여백

by 박찬현

사소한 일상 한 장을 뜯어서 구겨버렸다.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라곤 도무지 없다.

그래, 굳이 찾는다면

멍청한 생각의 뇌굴림으로 이미 손 안에

무엇이 들려 있는지 알고 있는데

나의 반대쪽 인간은 그것을 포장이라고 했다는 듯이

비루한 마음 조각을 감춰느라 베시시 웃는다.





사람이 살아가는 구획선은 바뀔 수가 없는가 보다.

턱을 괴고 그렇게 한참을 어둠이 밀착 되도록 깔린

세상을 보고 있다.

저기 멀리서 별들이 조금씩 반짝이다가

서서히 아주 많은 별 무리가 움직인다.

별이 춤을 추고 있다.

영화 [그 섬에 가고 싶다]에 나오던 시네마 서너 폭이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특유의 안정된 목소리의 주인공인 "안성기"배우가 말한다.

"영화 속에서도 밖에서도 사람들의 인생고리는 같은 것입니다."




그 섬의 주민들은 별일 없이 그저 어제가 오늘 같이

서로를 믿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 삶이다.

특별한 꿈도 아니었고

특별한 이벤트도 즐기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의도와는 달리

인민군들이 나타나 좌측 우측을 가르고

시대를 갈아 탈 줄 모르던 이들은 우측이건 좌측이건

실속이라곤 상관 없이 그저 외관상 보여 준 대로 자신의 핏줄들과 함께 줄 서다가

수다에프 기관총에 무참히 학살 되고만다.

아군의 이벤트가 도를 넘어선 예민한 이 발상을 두고

그들의 도발적 야만성을 무엇이라고 답변 할 것인가,



나는 그 영화에서 '심혜진'이라는 배우를 유심히 봤고

그후 늘 뇌리 속에 살아 있다.

머리에 꽃송이를 꽂고 해맑게 이리저리 정신없이 쫓아 다니자 그들은 그녀를 향해 총구녕을 겨누었다.

평화스런 마을 학교 운동장에 주민살해의 시발점이 된 한 번의 천둥같은 총소리가 울려퍼지자 그녀는 꽃잎 흐드러지듯 풀석 흩어졌다.





원고청탁 메일을 받고, 그리고 브런치인지 샌드위치인지를 시간 내서 훑어 보다가 나의 시간 한 장을 뜯어서

구겨버렸다.


그냥 살아 온 대로 세상과 데면데면하게 살아야겠다.

무슨... ...,

안그래도 얼마전 신문사 기자 면접을 보고서

나이가 많다나,

대표도 나이가 많고 시시각 글을 써넣을려면 경력자가 좋으나 나까지 보태면 모르긴 몰라도

경로당쯤 될 것 같아 보이긴 했


그래, 젊었을 때 좀 잘하며 살았으면 됐지

무슨 청춘이라고,

지금도 시간은 졸졸거리며 벽을 타고 온 공간을

초침 가루를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