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현-
우거진 숲으로 가면
인적이 드문 동굴이 있습니다.
어두운 동굴안에는 척박하며
이끼 낀 돌 사이로 내도 흐르고
한 치 앞도 구별 할 수 없는 암흑
아마도 삶의 길 어디 즈음에서
잘못 들어선 인생 행로이겠죠.
침묵을 끌어 안고 어둠에 녹으며
한 발 두 발씩 헤쳐 나가 봅니다.
물이끼에 미끌어지고 넘어지고
그렇게 허우적이며 걸어 간 길
아주 작은 틈새로 한 줄기 빛이
하얗게 미소 머금고 손을 내줍니다.
온 육신은 만신창이지만
발 아래 흐르는 맑은 물과
숲에서 불어 오는 바람으로
목을 축이고 긴 호흡을 해봅니다.
지나 온 어둠의 불안한 공간과 시간을
함께 나눈다는 것은 참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렇듯 우리는 저마다 다른 인생 행로를
부지런히 또는 최선을 다해 걷고 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이정표를 향해 걷지만
손잡고 응원하며 등을 토닥여 줄 사랑을
항상 마음 주머니 속에 남겨 둡시다.
2016. 6. 26.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