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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MZI Nov 22. 2018

5. 너의 마지막 이름


처음 너를 데려오고

가장 먼저 너의 새로운 이름을 고민했다.

샤론이라는 이름은 낯설었고,

살짝 촌스럽고 순한 너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다.

샤론이라는 이름에 떠오르는 건

옛 섹시스타 밖에 없었으니.


금요일에 데려왔으니 금순이?

털이 흰색이니 흰둥이?

순해 보이니 순둥이?


열띤 토론을 하며 온갖 이름을 떠올렸지만

이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었다.

그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넌 미동하나 없었고

간식으로 유혹해도, 억양을 바꿔 불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너에겐 이미 이름이 있었지.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했다.

우리 입맛대로 이름을 바꾸려 했다.

넌 이미, 애초에, 그대로 샤론이었는데.


너의 이름은 너 그 자체였고

이젠 넌 이름으로 남아있다.

지나다 샤론이란 글자를 보면

고개를 돌리고, 너를 떠올린다.


너의 이름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샤론이었다.


-

네가 두고 간 온기

너의 마지막 이름




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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