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강아지를 키우는 것을 반대하셨다.
어린 나는 조르고 졸랐다.
철없이 책임의 무게도 모른 채 강아지를 원했다.
어느 날이었다.
사촌 오빠 친구네 개가 새끼를 낳았다.
여러 형제 중 한 마리가 남았다고 했다.
사촌오빤 분양받을 생각 없냐 물었고
부모님은 못 이기는 척 허락하셨다.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하던 막내딸을 위해서였다.
엄마와 함께 강아지를 데리러 갔다.
그 집엔 2개월 된 새끼가 둘 있었는데
이름이 샤니와 샤론이었다.
샤니는 하얗고 이목구비가 또렷한 강아지였고
그 집에 남기로 한 유일한 아이였다.
샤론은 살짝 누리끼리하고 순해 보였고
분양 가지 못하고 남은 유일한 아이였다.
그렇게 나는 샤론을 만났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샤론을 집으로 데려오던 길
아이보리빛 갈색 카렌스 뒷좌석에 앉아
수건 한 장으로 살포시 감싸
무릎 위 조심스레 올려두었다.
처음 느껴본 반려동물의 온기였다.
수건으로 전해지는 샤론의 따듯함은
가슴이 간질간질 낯설었고
말랑말랑 기분 좋게 설레었다.
금방 잠에 들었다.
네가 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움직이지 않았다.
차의 진동이 너를 깨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너를 데리고 왔다.
샤라는 돌림자를 써서 지어진,
너무도 낯설었던 샤론이라는 이름...
샤론스톤이 가장 먼저 떠올라
아기 강아지에게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한 이름
그게 너의 첫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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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두고 간 온기
너의 첫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