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두꺼운 니트의 거친 결이, 또 어떤 날은 부들부들한 면의 느낌이 나의 눈물을 머금고 조용히 감춰주었다. 마치 밤이 별을 숨기듯, 파도가 모래를 덮듯. 당신은 내게 그런 존재였다. 한없이 울고 싶은 날엔 당신의 품 속에서 숨겨주고, 한없이 날뛰고 싶은 날엔 등을 내어주어 바람처럼 나를 업고 뛰어주던 사람. 사랑이란 걸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내가, 다시 사랑의 이름을 배우게 된 이유. 기대는 법이 무엇인지, 이유 없이 웃는 얼굴이 어떤 온도인지 알려준 사람.
마음을 다 준다는 게 어째서 이렇게 가슴 아픈 일인지. 어쩔 수 없이 내어놓는 것이 마음인데, 누가 여기까지만 주겠다고 선을 긋겠느냐고. 사랑이 떠날 때마다, 사랑을 놓을 때마다 아픈 만큼 자란다는 말은 대체 누가 만든 말이냐고. 다신 사랑하지 않을 것처럼 굴다가도, 결국 또 시작해 버리는 것.
엄마. 엄마는 내게, 받은 만큼 사랑을 주는 게 가장 좋은 일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받은 사랑을 세상에 흘려보냈는데, 왜 내 안의 사랑은 늘 목이 마를까. 왜 나는 아직도, 누군가의 품이라는 작은 바다를 찾아 헤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