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마음의 습관을 바꾸는 방법
저에게는 의존하고 싶어하는 마음와 복종하고 싶어하는 마음의 습관이 함께 있었습니다.
제 자신에게 어딘지 모를 결함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어주지 못하고 누군가 나를 지켜주길 원했습니다. 세상은 저에게 두렵고 무서운 존재였으며, 그 곳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정년까지는 나를 해고할 수 없는 회사에 들어가기를 원했고, 결국 그러한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 회사에 들어가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저보다 능력있어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따르기(줄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을 자처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저는 그 사람에게 부당한 요구까지 들어줘야하는 상황이 되었죠.
그때의 분노를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저는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걸리게 되었고, 그 분노를 곱씹고 또 곱씹었습니다. 몸은 현재에 살고 있었지만, 머릿속에서는 철저하게 과거에 살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그것에 모든 에너지를 빼앗겨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부처님이 설하신 '두 번째 화살'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화는 자신을 향해 칼로 자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화는 다른 사람에게 던지기 위해 들고 있는 불타는 석탄 덩어리이며, 화는 어떠한 경우에도 이롭지 않다는 것이 현대 뇌과학의 결론입니다.
화가 난다는 것은, 욕구가 지속적으로 채워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화를 낸다고 해서 욕구가 채워질까요? 화를 내는 그 때 당시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릅니다. 길게 봤을 때, 오히려 화를 내면 욕구를 채울 길은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분노를 품는 것은 제게도, 상대방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매일 화를 내면서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화를 안 낼 방법이 과연 있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화를 안 낼 방법을 제 경험을 예로 들어 세 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화를 참는 것'입니다. 화를 참는다는 것은 언젠가는 배출해야할 분노를 마음 속에 쌓아두는 것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밖에서 쌓아두었던 화를 집에 와서 배우자나 아이들 또는 부모에게 쏟아낸 경험이 아마 한 두 번은 있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 제 짝궁이 육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애꿎은 남편인 저에게 푸는 경우도 참 많이 당했습니다. 화를 참았다가 푸는 방식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하고 있는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생들인 우리는 모두 이렇게 살아가니까요. 하지만, 이것이 결국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다른 방법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감정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감정일기를 쓴다는 것은 화를 내는 대상을 상대방에게서 종이와 펜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컴퓨터나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도 좋지만, 종이와 펜이 가지는 힘은 디지털 기기보다 훨씬 더 세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에는 화를 낼 수 없지만, 종이와 펜에게는 화를 낼 수 있습니다. 화가 올라오면서, 저는 느낌과 그 구체적인 상황을 충분히 느끼면서 그대로 종이에 적으면 때로는 연관된 과거의 일과 그 때의 감정이 마음에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감정일기를 쓰는 것은 화를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도 억눌린 화를 해소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세 번째 방법은 '명상을 하는 것'입니다. 명상은 그저 머리를 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집중시키는 것입니다. 마음이 바쁘다는 것은, 즉 화가 끓어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명상은 이러한 마음을 조용하게 해주며, 그 결과로 화를 잠재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 명상을 처음 연습할 때는, 5분 정도만 연습했더니 마음이 많이 평온해졌습니다. 하지만, 명상을 얼마나 오래할지는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지극하고 고요한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며, 결국 처음부터 화를 낼 일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명상을 하는 것은 총 4단계입니다. 첫번째는 집중입니다. 가장 흔한 방법은 호흡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호흡에 집중하다보면, 누구나 생각, 감정, 감각, 욕구 등에 주의를 빼앗기게 됩니다. 두번째는 알아차림입니다. 생각, 감정, 감각, 욕구에 주의를 빼앗겼다면, 그 생각과 감정, 감각, 욕구 등을 알아차려야합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그 알아차린 생각, 감정, 감각, 욕구를 판단하지 않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네번째는 그 생각 감정 감각 욕구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명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아차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알아차림이란 우리의 본성입니다. 마치 영화관의 스크린과 같은 것이죠. 스크린에 상영되는 영화는 언제나 변합니다. 그 영화는 우리의 생각, 감정, 감각 욕구 등의 경험입니다. 하지만 그 영화의 배경에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 스크린이 존재합니다. 명상은 그 배경인 '스크린'이 우리의 본질임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화가 날 때, '화가 났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주체가 우리의 본질임을 알아차리는 것이 명상입니다.
이렇게 화를 내지 않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화를 참는 것이지만, 이 방법은 결국 화를 더 쌓게 되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감정일기를 쓰는 것으로, 화를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되며, 나 자신에 대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됩니다. 세 번째 방법은 명상을 하는 것으로, 마음을 집중시켜 화를 잠재우고 고효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