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세상에 나온 날!
2010년 1월 18일 새벽 2시 45분,
열 달을 고이 품었던 아들이 세상의 빛을 봤다.
나는 괴성을 지르며 엄마가 되었다.
아들을 얻고 고음불가가 되었다.
아름답게 허밍을 하며 낳을 순 없는 걸까? 고귀한 아기가 세상의 빛을 보는데, 엄마가 끔찍한 진통을 겪다가 "꽥!" 하고 괴성을 지른 후에 세상에 나오다니. 게다가 아기도 나오자마자 운다. 울리는지 우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세상을 산다는 게 고통이란 걸 미리 알려라도 주는 걸까? 쉽게 낳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만, 첫 만남 치고는 다소 충격적이다.
그런 말을 하려던 건 아니고, 오늘이 아들 생일이어서 축하글을 남기고 싶었다.
우리 아들은 매우 말이 많고 애교가 넘치며 긴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춤도 잘 추고 인라인도 잘 탄다.
아기 때부터 미용실 가기를 극도로 싫어하던 희승이, 내가 집에서 미용을 해주기 시작했고 그렇게 장발이 되었다. 내 미용기술은 점점 향상이 되었고-그다지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지금도 여전히 미용실에 가지 않는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긴 머리스타일이 참 잘 어울린다.
엊그제 같기도 하고 까마득한 옛날 같기도 하고 희승이가 벌써 12살이라니 신기하다. 크느라 고생이 많다. 건강하게 잘 자라라. 12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
(덧)
희승아!
지금은 편하지?
앞으로 힘든 나날이 기다리고 있단다.
기억해! 니 인생 네가 사는 거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