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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Feb 21. 2021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껴요.

__ 친구의 방문

친구와 함께 온 봄




봄처럼 밝은 친구가 우리 집에 와주었다. 용인에서 파주까지 두 아이와 함께 왔다. 일찍 출발하여 아침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우리 집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친구가 말했다. "우리 그냥 자고 가도 돼?" 나는 그 말이 참 고마웠다.


작업실이 집이다 보니 세 사람을 재워줄 곳이 마땅치 않아서 당일로 놀러 왔다가 가기로 이야기를 했었다. 멀리서 오는 친구라서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았는데 친구가 먼저 그렇게 말해주니까 정말로 고마웠다. 정말 잠자리 때문이라면 아무 데나 이불 깔고 자면 된다고 말해줘서 너희만 괜찮으면 그렇게 하자고 말했다. 마음이 편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무 데나 이불 깔고 자고 가라고 선뜻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함께 그림을 그리는 시간



친구는 오기 전에 한 가지 부탁이 있다고 했다. 뭐냐고 물으니 둘째 아이 혜림이와 함께 그림을 그려줄 수 있냐고 말했다. 나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말했고 다 같이 그림을 그리자고 했다.


이렇게 다 같이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을 때면 거실을 가득 채운 커다란 책상이 고맙다. 여럿이 함께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책상도 기쁘지 않을까?





점심을 먹고, 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여자들 셋이서만 헤이리로 드라이브를 갔다. 미세먼지가 가득 낀 하늘은 조금 답답해 보였지만 함께 있으니 참 좋았다. 친구와 나는 밀린 이야기를 주고받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헤이리에 도착을 해서 둘이 마실 따뜻한 라떼를 사고 꼬마 혜림이에게 줄 작은 쿠키도 샀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임진강을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 희승이와 도현이는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었다.


우리 다섯 명은 그림을 그리던 책상을 치우고 빙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다 먹고 다과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참 행복했다. 비단 사람이 많아서 즐거운 건 아니었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이고 그 친구의 아이들과 함께라서 편하고 즐거웠던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쁨이 되는 사이는 흔치 않다. 특히 예민한 나에게는 더욱 그렇다. 정말 오랜만에 따뜻함이 마음속에 가득 찼다.









살아있음에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간 친구 덕에 내 마음에 봄이 왔다. 3월에 함께 할 아이들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분명 힘든 시간이 오겠지만, 아이들과 함께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함께 올 것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사랑을 하면 내가 행복하다. 우리 집에 와 주었던 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틀을 보내고 나니 참 행복하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친구를 만나서 참 다행이다. 정말 고마워!








그리고, 항상 곁에서 함께 해주는 쿠리와 희승! 정말 고맙고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고마운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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