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감

__ 과연 신이 존재할까?

by 슬슬킴
만일 신을 만난다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으세요?



어릴 때 교회에 다녔지만 믿음이 강하지는 않았다. 급할 때는 모든 신을 찾는 중생이지만 무신론자에 가깝다. 그래도 신을 만난다면 단 하나의 질문을 하고 싶다. 신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나는 사후의 세계가 있을지 궁금하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과 지옥,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과 지옥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만약 신이 존재하고, 내가 질문을 던질 수만 있다면 이렇게 묻고 싶다.


"제가 우리 할머니를 꼭 한번 뵙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가능하다면 살아있을 때 많이 베풀고 살면 되는 건가요? 어떻게 살아야 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요?"


내가 10살까지 같이 살다가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가 보고 싶다. 지금의 아빠 나이보다 어릴 때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만나서 좋아하시던 황도를 대접하고 싶다.


어려서 많은 대화가 불가능하던 시절이었으니 만나 뵈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인자하신 그 얼굴 딱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




"할머니! 보고 싶어요! 그 어렸던 꼬맹이 슬한이가 43살이나 먹었어요. 아주 심성이 고운 신랑도 있고, 어릴 적 나와 비슷한 아들도 한 명 있어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밤마다 자주 울었다. 거의 10년이다. 성인이 되고 난 후 동생이 나에게 '그때 소아 우울증 증세가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잘 기억나지도 않는 할머니와의 추억이지만 우리에게 큰소리 한번 내지 않으셨던 할머니가 너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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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곁에 계신 양가 부모님께 전화나 자주 드리자. 좋아하시는 음식 한번이라도 더 대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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