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나방
나비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서로 많이 닮았지만 사는 방식이 너무도 다른 나방이 떠오른다. 나비는 꽃으로 향해 꿀을 얻고, 나방은 빛을 향해 달려든다. 나방도 꿀을 먹기도 하지만 과일즙, 나무수액, 썩은 과일을 먹기도 한단다. 가장 다른 점은 나비는 낮에 활동을 하고, 나방은 밤에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꽤 닮은 두 곤충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다르다. 나만해도 나비는 한참을 바라보고, 나방은 비명이 먼저 터져 나온다. 특히 불빛을 향해 달려들다가 내쪽으로 꼬꾸라지기라도 하면 괴성을 지르게 된다.
나비는 보통 아름다운 색과 문양도 많다. 그에 비해 나방은 밤이라 무늬가 잘 보이지도 않지만 날아가다 가루가 잔뜩 떨어질 것 같은 생각뿐이다. 찾아보니 나방이 해충은 아니라고 하는데 어쩌다가 나방은 그렇게 비호감이 되었을까.
꿀만 먹으며 예쁘게 사뿐사뿐 날아다니는 나비처럼 살고 싶다. 그러나 내 삶은 나방에 더 가까울까? 태생부터 아름다운 꽃밭에서 나고 자라지 못했고, 지나온 세월을 생각하면 어두운 밤 강한 불빛에 눈이 멀어 퍼덕이던 내가 떠오른다. 내가 나를 나방으로 대하며 지내왔던 것 같기도 하다.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길어진 이 시점에 나는 나에게서 나비를 본다. 여유 있게 꽃밭을 날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꽃을 발견하고 잠시 앉아서 꿀을 먹는다. 배가 부르지 않아도 좋다. 밝은 낮에 세상을 바라보고 어두운 밤이 오면 몸을 쉬게 한다. 강한 불빛에 마구 흔들리지 않는다. 잠시만 즐거운 무언가에 나를 노출시키지 않는다.
내가 나비가 되니 내 주변에도 아름다운 나비들이 날아다닌다. 우리는 잠시 같은 시간을 공유하기도 하고 각자의 공간에서 삶을 영유한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에 꽃밭은 향기로 가득하고 그로 인해 내 마음은 충만해진다.
나는 나비다. 당신도 나비다. 우리는 아름답다.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나는 나비 - 윤도현 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