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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 이야기

__ 누군가가 지어준 애칭

by 슬슬킴



별명 (別名)

사람의 외모나 성격 따위의 특징을 바탕으로 남들이 지어 부르는 이름.
본명이나 자 이외에 쓰는 이름. 허물없이 쓰기 위하여 지은 이름이다.




어릴 적에 내 별명은 ‘미키마우스’였다. 아빠가 지어 주신 별명인데 항상 잘 웃는다고 지어주신 별명이다. 나는 어릴 때도 지금도 잘 웃는다. 아빠는 내가 어릴 때 나의 웃는 모습을 예뻐하셨다. 그래서 나는 더 잘 웃었다.


동네에서 불리던 별명은 ‘술안주’ ‘술 한 잔’이었다. 내 이름이 ‘김 슬한’ 이기 때문에 지어진 단순한 별명이었다. 나중에 커서 슬한이가 진정한 애주가 ‘술 한잔’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초등학교 오 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지어 주신 별명은 똥파리였다. 내가 가운데 가르마를 하고 양쪽에 빨갛고 동그란 머리핀을 하고 갔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던 머리 모양이 교단에서 선생님이 볼 때에는 똥파리 눈처럼 보였던 것이다.


중학교 때 체육 선생님께서 나에게 지어주신 별명은 ‘아슬아슬한’이었다. 이것도 이름 유희다. 선생님은 내 이름을 생각할 때 ‘아슬아슬한’이 떠오르신 것이다. 아슬아슬한 인생을 살고 있는 나를 미리 예측한 걸까?


고등학교 때 별명은 딱히 없었다. 친구들이 ‘김슬’이라고 불렀는데, 박세정은 ‘박세’로 김미선은 ‘김미’로 부르는 것과 같다.


재수하며 다니던 미술학원에 계시던 부원장 선생님은 나에게 ‘쓸슬한’이라고 하셨다. 다행히도 난 쓸쓸한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다. 인간이라서 조금 고독할 뿐이다.



나의 별명 변천사는 이걸로 끝이다. 별거 없구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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