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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__ 그럭저럭

by 슬슬킴




위부터 쭉 훑어 내려가 보자. 먼저 머리숱은 많고 머리칼은 약간 갈색이며 현재 긴 단발머리다. 너무 각지지도 않고 전혀 갸름하지도 않은 보통의 턱을 소유하고 있으며 사랑니를 빼지 않은 쪽이 조금 더 튀어나와 비대칭을 이루고 있다. 그냥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 사진을 찍으면 티가 난다. 광대는 적당히 튀어나와 있다. 눈은 쌍꺼풀 없이 약간 큰 눈이며 눈동자가 작다. 작은 눈동자로 인해 약간 매서운 눈빛을 갖고 있다. 눈꼬리는 올라가지도 쳐지지도 않았고 나이를 먹으니 주름이 하나 둘 생겨가는 상태다. 눈썹도 머리칼처럼 숱이 많고 진해서 단 한 번도 눈썹을 그려본 적이 없다. 속눈썹은 진하고 역시 숱이 많으며 약간 긴 편이다. 콧대는 그리 높지 않지만 코끝이 살짝 올라가 있어서 봐줄 만하다. 입술은 두껍고 색이 옅다. 핑크빛 입술색이 부럽다. 피부 상태는 현재 그저 그렇다. 여드름 한번 안 나던 피부였는데 희승이를 임신하고부터 얼굴이 뒤집어졌다.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지만 홍조를 띠고 종종 트러블이 생긴다. 뭐 어쩌겠는가 노화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나를 모르는 사람이 이 글로 내 얼굴이 과연 그려질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역시 묘사력이 부족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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