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너의 어린 시절이 그립다.
욕실을 사용하다가 쓸쓸하게 걸려있는 물총을 보고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와 이렇게 글을 쓴다.
목욕할 땐 꼭 물을 받아서 물총 갖고 놀고, 물안경까지 쓰고 물놀이를 하던 아들은 어느덧 쑥쑥 자라서 6시 50분에 칼같이 일어나 깨끗하게 샤워를 하는 13살이 되었다. 1년 전만 해도 가끔 물총을 가지고 놀았던 것 같은데.... 오늘은 저 물총이 왜 이렇게 내 모습 같을까? 과한 감정 이입인 건 알지만 물총 보고 눈물이 다 난다.
‘엄마 놀아줘!'를 입에 달고 살던 아이는 친구가 더 좋아지고 컴퓨터랑 친해져 갔다.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많이 줄었다. 이렇게 서서히 내 품을 떠나는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참 먹먹하다.
요즘 아들 태도 때문에 자주 싸우게 되는데... 그게 아이가 어릴 때 살갑던 모습과 자꾸 비교하면서 그때처럼 해주기를 바라고 있어서 그런 거였다.
모성애? 난 그런 거 별로 없고 아이에게 바라는 것도 크게 없다. 내 몸을 빌어 나온 하나의 인격체라고 생각하며 대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자식은 자식인지... 커가는 모습이 달갑지만은 않다. 우리 엄마도 그랬겠지?
대학 다시 간다고 동생이랑 서울로 올라왔을 때, 엄마가 전화 통화하면서 그렇게 우셨는데 그 마음 조금은 알 것 같다.
엄마 닮아 눈물이 많은 나는 지금 글을 쓰면서 울고 있다. 아들이 집에 돌아오면 말해줘야겠다. 엄마가 예전의 모습을 자꾸 회상해서 그런 거라고.. 커가는
너를 인정해주겠다고.. 그러니 너도 엄마 마음 조금은 이해해 달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