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지나간다.
지금이 가을인가 싶을 정도로 요즘 참 추웠다. 길거리에 벌써 낙엽이 뒹굴고 있다. 낙엽을 보면 애잔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옛날부터 낙엽에 대한 노래 가사나 시가 많았겠지. 다양한 색으로 떨어졌다가 점점 짙은 갈색을 띠며 쌓여가는 낙엽을 보면 나무의 시체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런 걸까? 낙엽을 바라보고 있으면 들떴던 마음도 가라앉는다. 나뭇잎이 붉게 물들었다 떨어지면 겨울이 온다. 낙엽이 떨어지고 난 후 나무는 가지를 휑하니 드러낸다. 그 모습이 참 쓸쓸하다. 나뭇잎이 탐스럽게 달려있던 나무는 이제 추워 보인다.
푸르던 여름날엔 영원히 함께 할 것만 같았는데, 나뭇잎이 한 개도 남김없이 다 떨어지고 나면 겨울이 온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푸르른 시절에 우리는 맘껏 꿈을 꾼다. 우리의 생명도 사랑도 다 영원할 것처럼 꿈꾼다. 이렇게 짱짱한 내 두 다리도 언젠가는 힘이 없어지고 지팡이에 의지할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 살아만 있어도 큰 행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