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함을 넘어선 그 무언가
상대에게 하는 욕이 아니라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상대에게 화를 낸 것이 아니라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타인에게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는 일이 자주 반복되면 듣는 사람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준다. 나도 어릴 때는 잘 몰랐다. 가까운 사람에게 힘든 일을 털어놓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까지 생각했다. 그 정도는 들어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다.
어쩌다가 한 번쯤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자주 반복되다 보면 듣는 사람은 지치기 마련이다. 일을 하면서 생기는 힘든 일, 또는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매번 쌍욕을 섞어가며 토로하는 사람의 톡은 보기만 해도 불편하다.
그것이 불편하다고 표현했다가 생각 없이 솔직하기만 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몇 년 전 자신의 남자친구와 싸울 때마다 그 상황을 늘어놓으며 이번엔 꼭 헤어진다고 했다가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길래 그것에 대해 내 생각을 말했을 때도 나는 생각 없이 내뱉는 솔직한 인간이 되어있었다. 어릴 때부터 그래왔다고 사람 변하지 않는단다.
2년가량 연락을 끊었다가 다시 연락이 되어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결론은 똑같다.
나는 사람이 똑같을 수 없으니 서로 다른 부분은 이해하며 지내자고 말했는데 당분간은 안 보는 게 좋겠다는 답장이 왔다. 당분간? 글쎄…
역시 상황은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기 마련인가 보다. 부정적인 말을 들어주는 게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는데 고요함을 찾았다. 물론 잘 맞고 만나면 좋은 점도 많다. 그런데, 불편한 부분이 서로 크게 작용하면 그건 어쩔 도리가 없는 것 같다.
솔직함을 가장해 팩폭을 날리는 인간이 되어버린 나는 묻고 싶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게 너에게 상처라면 솔직한 발언이 아닌 다른 말은 상처가 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타인에 대한 비판, 국가에 대한 비판, 온갖 부정적인 말을 쏟아내는 것은 나에 대한 분노가 아니기 때문에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이번에 한 가지 배운 것이 있다. 과거에 나도 그런 적이 있었고 그것을 크게 뉘우친다는 것이다. 짝꿍 쿠리에게 가장 미안하다. 나 요즘은 안 그러니까 용서해 주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걱정하지 말라. -에픽테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