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다.

살아있다.

by 슬슬킴



우리가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숨’은 평소에는 잘 모르다가 무슨 일이 있을 때 존재감을 뽐낸다. 열심히 달려서 숨이 차 오른다거나, 무섭거나 황당한 일을 겪었을 때 숨이 멎을 것 같아진다.


숨은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일이다. 누군가가 살이 있는지 확인할 때 우리는 숨을 쉬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난 후에 심장이 뛰는지 확인한다. 뇌가 멈춰도 숨을 쉴 수 있지만, 심장이 멈추면 숨을 쉴 수 없다. 서로의 숨을 나누는 키스는 심장을 뛰게 하는 사람과 가능하다. 숨소리와 같이 듣게 되는 귓속말도 가까운 사이에서나 가능하고, 서로의 숨을 느낀다는 것은 이미 가깝거나 가까워지기 쉬워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사랑하는 아기가 쎄근쎄근 잠을 잘 때 그 모습이 예뻐 보이는 것은 아이가 살아있어서 숨을 쉬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남편이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아도 그이가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한숨을 내쉬며 하루의 고단함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도 한다.


숨은 살아있다는 확인 이외에 애틋함, 열정, 긴장, 불안을 포함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남녀의 섹스 또한 숨소리로 가득 차 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흐름을 알게 해주는 숨. 우리는 숨을 쉰다. 그리고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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