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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Nov 08. 2020

발바닥에 박힌 가시

참지 말자. 곪아 터지기 전에.

옛날 옛적에 내가 국민학교 5학년 때, 맨발로 복도에서 미끄럼을 타다가 발바닥에 가시가 박혔다. 양호실에 가서 가시를 제거했다. 나무 가시는 꽤 컸고 많이 아팠다. 꽤 큰 가시를 빼서인지 발바닥이 아팠고 많이 불편했었다. 일주일이 지나도 아팠다. 큰 가시를 뺏기 때문에 아픈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아팠고 결국에 나는 쩔뚝쩔뚝 걷게 되었다. 그렇게 불편하게 다니면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려서 그랬던 걸까. 그때는 둔감했던 걸까. 2-3주가 지나도 발바닥은 아팠고 자세히 보니 가시가 박혔던 곳이 곪기 시작했다. 꽤 부어올랐을 때 나는 다시 양호실에 갔고 고름을 짜내자 작은 나무 가시가 나왔다. 아.. 그래서 아팠던 거구나.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던 작은 가시는 내 발바닥을 곪게 만들었고, 그것이 빠지고 난 후 거짓말처럼 아프지 않았다. 


나중에 나이를 먹어가면서 작은 문제가 자꾸 반복적으로 거슬리기 시작하면 나는 발바닥에 박혔던 그 작은 가시가 떠올랐다. 아무렇지도 않을 것만 같았던 그 작은 가시가 나를 한 달가량 불편하게 하다가 결국 곪아서 터졌던 것처럼 살다 보니 사소하게 반복되는 불편한 일은 작게든 크게든 결국 문제를 일으켰다. 


사람 사이도 그랬고,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도 그랬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 두 명과 몇 년 전부터 전혀 연락을 하지 않는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내가 사소하게 느꼈던 문제들이 겹겹이 쌓이고 그 불안하게 쌓여있던 사소한 문제가 곪아 터진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들,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찬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것이 문제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지나가게 된다. 곪아 터지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었을 때 사람을 잃거나 나를 잃는다면 그건 슬픈 일이다. 


슬픈 일을 굳이 만들지는 말자. 딱딱하게 굳어 깨져버리거나, 곪아서 터져버리기 전에 가만히 들여다보자.



가만히 너와 나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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