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한 꽃 맨드라미
이상한 생김새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던 붉은 맨드라미. 마당에 심어져 있던 맨드라미는 피었다고 하기에는 조금 투박하다. 이상하게 생긴 생명체가 꽃 이라며 가만히 앉아 있다. 모습이 독특하여 눈이 갔던 맨드라미는 자라나는 줄기마다 그 생김새가 다르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앞 작은 화단을 한 아주머니께서 텃밭으로 사용하신다. 누구의 땅도 아닌 작은 텃밭을 아주머니가 사용하신다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아주머니는 그 작은 땅에 옥수수, 대파, 상추, 양파를 키우신다. 그리고 한쪽에 맨드라미를 심으셨다. 올여름 밖에 나가보니 맨드라미가 자신을 뽐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던 내가 자란 우리 집 마당.
맨드라미를 보기만 해도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강인한 모습과 투박한 마음을 담은 꽃.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많은 앞마당. 나는 한 번도 맨드라미의 향을 맡아본 적이 없다. 우리 집 마당에는 이젠 맨드라미가 없다.
다음에 혹시라도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 되면 나도 그 꽃을 심어보고 싶다. 내 어린 시절에 마당에 있던 샐비어, 나팔꽃, 봉숭아꽃도 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