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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Feb 03. 2021

편지 쓰는 즐거움

너에게 쓰는 글



편지를 언제 썼더라?


엽서를 아주 가끔 쓰긴 하지만 긴 편지는 언제 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학생 때는 친구와 편지를 자주 주고받았다. 뭐 그리 할 말이 많았던 걸까?


타자기가 갖고 싶었다. 타자기 자체가 좋은 것도 있었지만, 그걸로 누군가한테 편지를 쓰고 싶었다. 탁탁하며 글자를 찍는 타자기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글자가 춤이라도 추는 듯 보였다. 타자기를 치는 행위 자체가 예술이다. 타자를 탁하고 누르면 글자가 날아올라 종이에 찍힌다. 춤을 추는 글자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그게 짧은 편지여도 말이다. 언젠가는 꼭 타자기로 글을 써보고 싶다.



<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글/ 샘 메서 그림 ___글도 그림도 진짜 너무 좋다! 나도 타자기!!!






편지를 자주 쓴 건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였다. 친구와 친해지기 시작할 때도 그 친구와 깊은 우정을 나눌 때도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도 편지를 썼다. 얼굴모를 군인에게도 존경하는 선생님께도 편지 쓰기라면 무조건 즐거웠다. 심지어 나중엔 편지를 주고받는 목적으로 생긴 사서함에서 연결해준 사람들과도 편지를 주고받았었다. 어떤 대학생 언니가 개설한 사서함이었는데, 그 언니도 편지 쓰는 게 어지간히 좋았나 보다.



학교 다닐 땐 쪽지도 참 많이 썼다. 작은 종이에 보일 듯 말 듯 아주 작은 글씨와 그림으로 채워가며 마음을 전했다. 편지지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어 내 그림과 글을 담고 싶었다. 그때만 해도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나중에 몇몇 친구들은 ‘미술 할 줄 알았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땐 상상도 하지 못했다.



편지 쓰기와 낙서를 좋아하던 나는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그림책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나 보다. 편지와 그림책은 글을 읽는 대상이 정해져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만 다를 뿐 결국은 내 마음을 전하는 일이니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일을 사는 동안 지속하고 싶다. 내가 전하고 싶은 많은 이야기들을 책 속에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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