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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Jan 10. 2021

냉장고 파먹기?!

 발자취 파먹기


우리는 보통 간헐적으로 장을 본다. 장을 본 식재료들로 며칠은 신선하게 잘해 먹고 나머지는 듬직한 친구 냉장고에게 부탁을 한다. 그리고 야금야금 꺼내 먹는다.


물론 그날그날 장을 봐서 신선한 재료들로 요리를 해 먹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시간이 없다. 직업이 요리와 관련이 있다면 모를까 매일 장을 보는 건 어렵다. 요즘은 새벽 배송을 해주는 곳이 있지만 그것조차 매일 받아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냉장고 덕분에 끼니를 잘 때운다.


코파기 말고 발자취 파기! (아무 그림이나 올리는 나)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요즘 '나의 발자취 파먹기'에 돌입했다. 하루하루 루틴을 계획하고 기록하면서 쌓아두었던 책, 좋아하던 악기, 쟁여두었던 미술재료를 하나씩 꺼내서 야금야금 쓰고 있다. 


책은 당시 유행하는 건 보통 빌려 읽는다. 소장하고 싶은 책은 한 달에 한두 번 몽땅 구매를 하는데 차곡차곡 쌓여 책장을 메워가고 있다. 요즘 그 책들을 야금야금 꺼내서 읽고 있다.


악기는 그야말로 발자취 파먹기에 제격이다. 관심이 갈 때 질러 놓았기 때문에 하고 싶을 때 연주를 할 수 있다. 배우지 않아도 쉽게 연주할 수 있는 우쿨렐레와 초등학교 때 배워서 연주가 가능한 피아노가 있다. 내 전용 리코더가 있어서 나는 가끔 피리를 분다. 엄마가 주신 통기타는 구석에 얌전히 세워 놓고 언젠가는 배워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조만간 기타 줄을 바꾸고 유튜브를 보며 독학을 해보려 한다. 언젠가 주택에 살게 된다면 드럼 세트를 꼭 들이고 싶다. 앞으로 배워보고 싶은 악기로는 베이스 기타가 있다. 


다양한 미술재료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많이 갖고 있다. 아직도 갖고 싶은 재료는 많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재료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미술재료를 깨끗하게 닦아서 내 책상 근처에 배치해놓고 있다. 작게 시작한 습관 관리가 내 삶의 면면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마음에 들어 한 개 두 개 모아 놓았던 노트에는 연필로 글쓰기를 하고 있고, 운동에 관심이 생기면서 틈틈이 모아놓은 홈트 기구들로 운동을 한다. 



보일러를 넣지 않아서 요즘은 저 방에 들어가지를 않는다. ㅋㅋ





시간이 지나서 똥이 되는 것들도 종종 있으니 되도록 빨리 잘 사용하는 게 좋겠다. 무언가에 관심이 갈 때는 조금 고민을 해서 소장해놓는다면 어느 날 그것들이 내게 말을 건다. 똥 되기 전에 나를 사용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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