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신앙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한 곳에서 무속신앙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김애동과 나는 무당 유튜브를 즐겨 보는데, 김애동은 가끔 유튜브 속 무당들이 말하는 것과 자신이 선생님께 배우는 것에 다른 부분이 있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의문이 깊어졌던 것일까, 어느 날 선생님께서 무당과 김애동과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셨다.
김애동은 무당이 아니라 ‘신녀’라는 존재라고 하셨다. 세상이 바뀌면서 신녀(혹은 신자(*남성))라는 것이 없어지고 무당이라는 존재만 남아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쉽게 무당이라고 하는 것뿐이라고.
무당과 신녀는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모시는 신의 종류가 다르다고 했는데, 무당은 주로 조상신이나 영이 신이 되어 내려오는 신을 모시고, 신녀는 처음부터 신으로 태어난 분이 내려오는 신을 모시는 것이라고 했다. (*무당 중에서도 원래부터 신이었던 신을 모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런 분들은 조상께서 덕을 엄청 쌓으신 거라고 한다)
또, 무당과 신녀는 하는 일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무당은 인간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면, 신녀는 신을 치유하고 도우며, 인간을 지키는 존재라고. 이렇게 서로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서로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천신을 모시는 무당이라면 알아볼 수도 있다고 하셨다.
또한, 신녀는 사람들의 소원을 바로 신에게 올리는데, 신께서 그 소원을 들어줄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응답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신께서 그 소원을 들어주신다고 하면 이루어지게 된다고. (*물론 모든 소원을 이루어 주시는 것은 아니다.)
신녀와 무당이 다름에도 김애동이 점사를 보는 등, 무당의 일을 하는 것은 현대 시대에서는 신녀의 일만으로는 돈을 벌 수 없기에, 무당의 일을 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고, 그와 관련된 신도 함께 모시는 것이라고 했다.
*덧
실제로 최근 친한 친구가 바라는 것을 말하며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이나 조언 같은 것을 들을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김애동이 그런 것들은 해줄 것이 없고 자신이 빌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김애동은 그 바람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답을 받았고, 실제로 약 일주일 뒤 친구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신녀는 세상에 악신이 많아 균형이 맞지 않을 때, 신께서 인간 세상에 내리시는데 전 세계에 11명 밖에 없다고 했다. 원래는 2명이었는데, 인간들이 너무 힘들어해서 11명까지 늘리셨다고. 11명의 신녀들은 각각 자신들만의 사명이 있는데, 김애동은 11개의 사명 중 3번째로 힘든(?) 사명을 받았다고 했다.
선생님은 그런 신녀들을 가르치기 위한 분이셨는데, 현재 선생님께서 가르치는 신녀는 단 2명뿐 이라고 했다. 9명은 선생님을 거부했는데, 그중에는 영적인 것을 믿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정신병원에 갇혀있는 사람도 있다고.
“그렇다면 가르치고 계시는 다른 한 신녀는 잘 있나요?”
“힘들게 지내고 있지. 자기가 신녀라는 걸 받아들였지만, 그로 인해 너무 힘들게 살고 있어.”
“왜 힘들게 살고 있어요?”
“그 부족에서 신녀라는 걸 알자마자 가둬버렸거든. 그 힘을 자기네들만 사용하기 위해서.”
그랬다. 김애동은 천만다행스럽게도 한국이란 나라에서 태어난 것이었다. 그래서 11명의 신녀들 중에서 제대로 신녀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는 김애동 한 명. 김애동이 이 길을 걸어가기로 마음먹었을 초기에, 신님께서 제대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 비행기를 자주 타게 될 거라고 하셨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 수 있었다. 나머지 10명의 몫을 김애동이 혼자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새로운 신녀 후보가 있긴 해. 그런데 아직 9살이라서 자기가 신녀 후보인지는 몰라. 그래도 그 아이가 이 길을 걸어간다고 하면 부모가 응원해 주겠구나.”
바빠질 미래를 걱정하는 김애동의 모습 때문인지, 선생님께서 신녀 후보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하지만 그 아이가 신녀가 되기 위해선 아직 10년도 넘게 남은 일이기에, 김애동에게 큰 위로는(?) 되지 않았다. 그래도 그 말을 들은 김애동이 이 길을 잘 닦아두고 그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나도 언젠가 이 기록들이 그 아이에게 전달되어, 할 일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이어 해주신 말씀은 신녀에게는 함께 걸어가는 자가 있다고 하셨다. 신녀는 신녀일을 끝내고 세상을 떠났을 때 신이 되는 존재로, 신이 되기 위한 길을 걷는 자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 길을 옆에서 도우며 함께 그 길을 걸어가는 자들이 있다고. 돕는 자들은 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신녀를 도움으로써 자신의 업을 줄이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김보살과 내가 같이 걸어가는 자에 속하는데, 큰할머니께서 미리 안배해 두신 일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같이 걸어가는 자는 아직 다 모이지 않아서,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김애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김보살은 영과 신을 몸에 담아서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고, 나의 역할은 이렇게 있는 일을 기록하면서 계속해서 이 일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역할이라고 하셨다. (*계속해서 의심해야 하기에 영적인 존재를 볼 수 없는 사람으로 골라졌다고 했다. 실제로 나는 아무것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할뿐더러 꽉꽉 닫혀있어서 웬만한 존재들이 씌지도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만날 또 한 사람은 악기를 다루며 흥을 돋우면서 굿을 함께 할 사람이라고 했다.
신녀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발해 시대와 같은 먼 과거에서나 가끔 보였었는데, 그것도 별자리를 읽거나, 다른 것으로 미래를 읽었던 것으로 보아 김애동이 걷고 있는 ‘신녀’와는 다른 것 같다. 아직은 이렇다 할 기록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열심히 더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 많이 부족하고 어설프지만, 계속해서 써 내려갈 내 기록이 앞으로 등장할 신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덧.
사실, 이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이야기를 올리면 정말 많은 욕을 먹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쓰라고 하셨기에, 이 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