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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은 Jun 18. 2021

웹툰 : 다정하게 한 웹툰

잔잔한 공감과 위로, 깨달음까지 있다. 에세이 한편을 읽는 느낌이 든다.


다정하게 한 웹툰


어린 시절의 꿈은 만화가였다. 일요일 아침이면 디즈니 만화를 봤다. 술잔을 기울이던 친구가 너 만화 하고 싶었던 거 기억나냐고 했다. 기억이 안 났다가. '아 그랬지' 하고 기억을 떠올렸다. 지금도 만화는 좋다. 보는 웹툰은 쌓여있고, 만화책방에 가는 것도 좋아한다. 어느 순간 만화가 아닌 다른 일을 하지만, 만화나 글과 같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이어져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일상툰을 좋아한다. 일상툰은 잔잔한 공감과 위로, 깨달음까지 있다. 에세이 한편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난다 <어쿠스틱 라이프> 中


초라한 것 같은 내 능력에 대해서 기분이 나쁘거나, 지금 하는 일이 별것 없는 일인지 고민할 때는 난다 님의 <어쿠스틱 라이프>의 183회를 다시 본다.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라는 회차인데, 해야 하는 일을 억지로 하다 보면 병이 나는 습성이 있고, 유명한 작가가 잘해놓은 일을 보면 마음이 마구 요동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꾸준히 해야 한다. 그 사이의 마음을 잘 표현했는데.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의식하며 한다는 그 흐름이 좋았다. 지금을 견뎌내며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의식하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슬프게도 이게 내 인생> 中


그리고 남과 비교하여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질 때, 퇴근 후 글을 쓰거나 다른 무엇을 하는 게 지겨운 날은  

<슬프게도 내 인생>의 슬이 작가님의 그린  ‘뒤쳐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편을 본다. 그녀는 대기업을 간 친구를 부러워한다. 그렇다고 무언가 스펙을 쌓기는 싫고 적당히 일하지만 꿈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은 본인의 현재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러다가 취미였던 친구들 캐릭터 그리기를 활용하여 퇴근 후 매일 카페에 가서 그림을 그렸다고 하고, 결국 연재를 하게 된 이야기를 실었다. 남들을 부러워하면서 사회만 탓하고, 그러면서 자기가 변할 용기는 없는 그런 모습이 내 모습인 것 같아서 너무나 공감이 갔다. 그리고 매일 꾸준히 그린 작가님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 작게라도 브런치에 글도 써보고, 다른 것도 조금씩 하면서 퇴근 후 자기만의 무엇인가를 해나가고자 한다. 언젠가는 작가가 될 수 있겠지 라고 생각을 하며 내 것을 미루지 말고 하자고 다짐한다.


이외에도 나는 낢, 김진, 네온비, 김환타, 김정연, 삼우실, 키몽님 등 수많은 좋아하는 일상툰 작가가 있다. 일상툰은 내게 내 일상만 거지 같지 않구나, 또는 남들도 이렇게 사는구나 하는 공감과 위로 행복을 한 스푼 끼얹어준다.


그 외에도 사회생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미생', 웹툰은 아니지만 10권 전부 구매한 주인공들의 성장 스토리가 나오는 '허니와 클로버', 상황에 걸맞은 비유와 시니컬함으로 감탄을 자아냈던 '혼자를 키우는 법' 등 다양한 만화들이 위안을 준다.  


스토리가 너무나 파격적이거나, 복잡한 세계관보다는 현실에서 살짝 벗어나 현실을 떠올리게 해주는 장면들이 좋다. 일상과 성장이라는 화두로 나는 만화에서 위로를 받는다. 겨울엔 배 깔고 누워 만화책을 넘기고, 여름엔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창문 아래서 만화를 본다. 이제는 어디서든 핸드폰으로 만화를 보며 잠깐 다른 세상으로 넘어간다. 핸드폰 속 다른 세상에 집중할 땐, 현실을 잠깐 흑백으로 꺼둔다. 콘텐츠 속에서 감동을 느끼며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다 잠깐의 그런 여정들이 즐겁다. 오늘 밤에도 볼 웹툰이 있어 하루의 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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