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데이즈_6화 : 일상이라는 바다를 헤엄치는 스토리툰
눈치의 해상도
아직 신입인 부기는 회사에서 대화가 쉽지 않다.
공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도,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도 왠지 전부 신경이 쓰인다.
부기는 눈치를 보며 입을 뗐다.
“제 생각에는요”
“토끼보다는 거북이가 종족적으로 우수하고..(꼬르륽)”
눈치도 없이, 배가 꼬르륵 울렸다.
부기는 부끄러움에 금세 얼굴이 달아올랐다.
“크크크크킄 부기 씨 많이 배고파요?”
“어이쿠 12시네, 부기 씨 아주 칼같이 정확해요”
수치스러운 부기의 마음과는 달리, 사람들은 연신 웃으며 부기를 놀려댔다.
'젊으니까 건강하다.' '꼬르륵 소리로 알람을 만들면 아침에 잘 깨겠다.'등등
점심시간의 화두는 온통 부기의 '꼬르륵'이었다.
점심식사 후, 회장님께 보고를 마친 하마 팀장이 팀원들을 소환했다.
회장님과 점심도 드시고 왔다던데, 얼굴이 편치 않아 보였다.
“그래서 회장님의 의견은..”
“끄억~”
아직 말이 끝나기 전인데 하 팀장의 눈치 없는 소화기관이 입 밖으로 트림을 내보냈다.
부기는 점심시간 전의 상황을 생각하며 ‘앗.!.’ 놀림당하면 어쩌시지 슬쩍 걱정을 했다.
그러나 부기의 걱정과는 달리 팀원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팀장님의 생리현상(?)을 못 본 척 노련하게 넘어가 주었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팀원들을 보며 부기는 속으로 놀랐다.
분별 있는 행동이었지만, 점심 이전의 본인의 상황을 생각하며
괜스레 비교해보게 되었다.
부기는 이런 생각을 했다.
눈치에도 해상도가 있다면, 그건 직급에 따라 낮아지고 높아진다.
직급이 낮은 부기 사원은 눈치가 전혀 안 보이는 낮은 해상도 일 것이다.
부기 사원의 생리현상(?)이나, 사적 공적 발언은 즐거운 농담의 소재로 쓰일 수 있다.
직급이 가장 높은 하마 팀장은 눈치의 해상도가 매우 높아
다들 선명히 눈치를 보며 하 팀장 앞에서는 분별 있게 행동한다.
'가끔은 내 마음의 부끄움도 헤아려 주었으면..'
소심한 부기는 자신에게도 해상도를 조금은 높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