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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은 Nov 19. 2021

MBTI와 취향의 공통점

그 언젠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부드러운 성향




MBTI는 INFJ, 내가 즐겨보는 예능은 대탈출, 책은 에세이류를 좋아해 그리고 바뀔 수도 있겠지?


요즘 뭐봐? 음 혹시 대탈출 보니?(물론 시청률이 1%로 낮긴 한데..) 이 말을 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대탈출은 시청률이 1%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 나도 대탈출 좋아해!”라고 말이 나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때부터 내 동공은 커진다. 대탈출과,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최근 나온 P의 게임같이 서바이벌로 살아남는 마이너 한 장르를 좋아하는 유사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썸 탈 때처럼 설렌다.


그리고 취향 궁합만큼 좋아하는 게 또 있다. MBTI가 같거나, MBTI 궁합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예전에는 'MBTI 같은 거 미신 아닌가? 어떻게 그 16자에 나를 끼워 맞추냐'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강유미의 MBTI 영상을 본 뒤로 너무 공감이 돼서 빠져들어 점점 좋아하고 있다. 나는 INFJ와 ENFJ가 번갈아서 나오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한 성향만큼 I가 맞는 것 같다. 여하튼 인프제와 찰떡인 취향의 사람들을 만나면 신난다.


엠비티아이와, 취향은 둘 다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시너지를 낸다. 게다가 취향이 맞는 건 연애에도 큰 작용을 한다. 한참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독서모임에 나갔다. 그중 내가 관심이 있던 니체 책을 읽었고 어떤 구절이 좋았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호기심이 동했다.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지만, 결국 그 첫 단추는 '취향'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신기한 건 엠비티아이나 취향도 변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친구가 들려준 소개팅 이야기이다. 상대방 남성에게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예요”라고 했는데, 상대방이 그 영화를 다음날 바로 보고, “이런 점이 좋았어요.”라고 상세하게 카톡으로 말해주었다고 한다. 친구는 그런 점에 감동했다. 둘은 결국 잘 되지는 못했지만 친구는 그 순간을 좋은 기억으로 간직했다. 취향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 덕분에 취향을 확장해가는 사람도 있다. 아니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취향으로는 취향이 맞는 사람과 있는 것이 편안하다. 반대가 어울린다고 하는 노래도 있고, 창의력은 반대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타인에 취향에 취해보는 것도 즐겁다. 


취향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그런 경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방향이라는 말은 변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서 부드럽게 느껴진다. 취향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겁고, 취향을 맞춰보려는 사람을 만나면 다정하다. 어제 추천해준 친구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의외로 좋은 곡도 발견했다. 그런 순간들은 하루에서 반짝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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