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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럽고 애틋한 『어린이라는 세계』

어린이를 존중하는 방법,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

by 오지은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책을 읽고 리뷰합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095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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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박력있고,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세계


내용정리 : 어린이 독서교실 선생님의 어린이들과의 대화와 시선

감상 : 너무나 사랑스럽고, 지켜내기 위해 더 노력해아 할 것

추천대상 : 어린이에 대해 생각하는 분

이미지 : 새싹

내면화 질문 : 어린이를 존중하는 방법은?

아 너무 사랑스럽다 하면서 읽었다가

어떻게 하면 어린이를 존중할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는 책



책발췌



p.25

“정말 성수신찬이었어요”라고 해서 나를 당황하게 했다. (중략) 어려운 말 쓰기 좋아하는 건 예지도 마찬가지다 예지가 피규어를 사느라 “용돈을 탈진했어요”라고 했을 때는 말투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바로잡아 주지 못했다. 하긴 다 써버렸다는 점에서는 탕진이나 탈진이나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p.45

“따로 계산해 드릴까요?”

어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은 어린이에게 책을 받아 아빠와 계산을 마친 다음 다시 어린이에게 “따로 담아 드릴까요?”라고 물으셨다. 어린이 손님은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중략) 돈을 내는 것은 아빠니까 아빠편을 드는 게 나았을지 모른다. 어떠면 어린이도 자기를 어르는 말에 넘어갔을지 모르고, 그러니까 서점의 정중한 손님 대접이 어린이에게 얼마나 기억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이라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p.71

“이 책이 선생님한테 있잖아요? 하지만 다 똑같은 책이어도 이 책엔 제 마음이 있어요.”



p.97

어린이들과 글쓰기를 할 때, 집에 빗댄 설명을 종종 한다. 단어를 벽돌로, 문장을 벽으로, 문단을 방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생각만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잠자는 방, 부엌, 화장실을 구분하는 데 비유하면 설명하기가 좋다. 집의 크기나 식구 수에 따라 방의 개수가 달라지듯이, 글도 상황에 따라 단락수가 달라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p.179

나도 어렸을 때 저만큼 부모를 사랑했을까? 처음 먹어 보는 작고 예쁜 초콜릿을 엄마 아빠에게 가져다주고 싶어서 방법을 고민했을까? 손에 쥐고 가면 녹을까 걱정했을까? (중략)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지는 않는다. 다만 서툴러서 어린이의 사랑은 부모에게 온전히 가닿지 못하는지 모른다. 마치 손에 쥔 채 녹아 버린 초콜릿처럼.



p.190

이를 테면 존댓말로는 마음껏 자랑하기가 어렵다. 내용은 전달할 수 있지만 자랑의 핵심인 ‘뽐내는 기분’을 전하기가 어렵다. “선생님, 저 오늘 생일이다요?” 라고 말했을 때 처음 알았다. 반말 이라면 “나 오늘 생일이다” 라고 했을게 분명하다. 그에 비하면 존댓말 “저 오늘 생일이에요”는 얼마나 맥빠지는 문장인가 (중략) 존댓말로는 명령하기도 어렵다. 규민이가 나한테 과자를 줄 때 잘 하는 “이거 꼭 먹으세요”는 어떤가 “드세요”보다 “먹어”거 훨씬 강력한 요구다. 상대에게 맛있는걸 꼭 먹이겠다는 굳은 의지는 존댓말로는 잘 표현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규민이의 “먹으세요” 가 너무 좋다.



p.213

어린이는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어디서 배워야 할까? 당연하게도 공공장소에서 배워야 한다. 다른 손님들의 행동을 보고, 잘못된 행동을 제지당하면서 배워야 한다. 좋은 곳에서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 그에 걸맞는 행동을 배워야 한다. 어린이가 어른보다 빨리 배운 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다.



p.226

어른들은 어린이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을 것이고, 시청하는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도 그런 장면이었을 것이다. 나는 자극적인 연출보다 바로 이 점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를 감상하고 싶어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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