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색

부기데이즈 12화 : 일상이라는 바다를 헤엄치는 스토리툰

by 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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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색


정신없이 하루 종일 전화를 받으며 거래처와 싸운 날.

실수를 해서, 팀장님께 혼이 난 날.

열심히 작업한 문서가 날아가는 날.

부기의 어떤 날은 어두운 색으로 칠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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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와 협력이 잘 된 날.

고객이 우리 제품에 칭찬을 남긴 날.

팀장님도 부기를 기특해 한 날.

부기의 어떤 날은 밝은 색으로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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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화를 내고,

하루는 웃는 일의 반복이다 보니,

결국은, 일을 함께 하는 이들에게도

영혼이 없이 대하게 됩니다.


어제는 화를 내다가, 오늘은 차분히 대화를 합니다.


'일이니까'라면서 감정을 죽이고

전날 칠해진 색을 기억해 내기보다

오늘 하루를 빠르게 그려가는 데에 집중합니다.


회사생활이 길어질수록, 지나간 감정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의 일을 충실하게 하는데에 부기는 집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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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면, 부기는 문득 회의감이 듭니다.

나는 상대방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일지 걱정이 되고,

일을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이 되고,

감정이 없어진 기분도 듭니다.


이렇게 하루하루의 색을 칠해간다면

부기에게 남는 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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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선은 부기도 색을 그려나가는 것에 집중합니다.

제품이 출시되어 기뻤던 날, 그날은 힘껏 밝은 색으로 칠해졌습니다.

연이은 실수에 풀이 죽었던 날, 그날은 온통 어두운 색이었습니다.

그런 과정들이 부기에 몸에 체득이 되었을까요?


언젠가는 어두운 색에서도, 배울 점이 있었고

밝은 색에서도 명암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길까요


부기는 생각합니다.

감정도, 업무도 메모하고 뜯어 버리는 포스트잇처럼

매일을 그저 쌓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고 싶지 않다고


부기는 그려봅니다.

점차, 매일의 색이 쌓이다 보면,

차츰 뒷장에서는 선과 색을 조화롭게 그려내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릴 수 있을 거라고


그런 스케치북을 생각하며

부기는 하루를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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