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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은 Mar 29. 2020

월세집이 빠진 날

그런데 사람의 욕심이 쉽게 없어지는 게 아니더라


집이 나간 날


드디어 집이 나갔다. 집주인 아주머니가 도배를 하자 거짓말처럼 집이 나갔다.

 만기가 5월 초로 1달이 약간 넘게 남은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빨리 집이 나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이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더라, 

지난주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다른 집에 계약을 한 손님이 생각났다. 

그분과 계약을 했으면 나는 복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었다. 


다행히 2달치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지금은 복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지난주에 좀 더 직방이나, 방 중계 사이트에 

공고를 좀 더 열심히 올려볼걸 이라는 후회가 들었다. 

보증금을 빨리 받게 되어서 좋았지만, 월세와 복비를 떼이고 받으니 뭔가 월급에서 세금 제하는 느낌도 들고..

 결과적으로는, '잘됐다. 아 그래도 좀 더 부지런할걸...'이라는 생각을 했다.



문득 남자 친구와 반지를 보러 갔던 날이 생각이 났다.

예약을 하고 가지 않아서 3시간 대기해야 했다.  

살짝 보고 가면 될 거라고 생각한 나는 미안함에 근심에 휩싸였다. 

택시까지 타고 왔는데 남자 친구에게도 미안했다.


그러다가 근방에 다른 곳을 찾아서 반지를 보러 갔는데, 

예상외로 처음 생각한 곳보다 가격도 괜찮았고 퀄리티도 좋았다. 

결국 우연으로 들어간, 그곳에서 계약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아마 첫 번째 곳을 예약을 하고 갔다면 만나지 못할 곳이었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 후회가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대비와 준비 없었던 날에 행운이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너무 모든 일에 자책하려 들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노력과 결과가 비례하지만은 않는다.

쌍란이 나오는 날이 있고, 우연한 행운도 있으니 

인생이 유잼인 거겠지.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피곤한 월요일에는 로또를 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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