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데이즈_2화 : 일상이라는 바다를 헤엄치는 스토리툰
부기의 사수인 토대리는 사고의 전환이 빠른 사람이다.
그래서 말도 상대방의 대답을 듣기 전 앞질러 한다.
부기는 그녀를 보며 가끔 스티브 잡스를 떠올렸다.
스티브 잡스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마우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전의 마우스는 인터페이스가 대각선이 안되고 한 축으로만 움직였다고 한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처음으로 볼 마우스를 만들어,
화면 끝에서 반대 끝 쪽으로까지 커서를 단번에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쪽 끝에서 완전한 반대쪽 끝으로, 생각이 단번에 이동될 수 있게
그래서, 클릭한 번으로 화면과 페이지들이 바로 바로 오픈이 된다
빠르게 계속해서 변화가 가능할 수 있는 것
스티브잡스는 ‘전환’을 만들어냈다
토대리는 높게 쳐주면 그런 ‘전환’이 빠른 사람이다.
부기는 토대리의 장점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말이 끊길 때마다. 잡스다. 저분은 잡스의 귀환이셔
언젠가 잡스처럼 위대한 일을 해내실꺼야
나 같은 소인배가 방해하면 안 되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토대리의 ‘전환’은 업체와 미팅을 할 때 아주 극적으로 드러났다.
그 업체는 부기의 회사에 납품을 하기 위해, 샘플을 준비 해 온 업체였다.
토대리는 부기에게, 미리 미팅을 하기 위해 어떤 내용을 말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부기는 그 말에 따라 혼자 어떤 질문과 답을 하면 좋을지 리허설을 해보고 있었다.
자신이 처음으로 직접 담당해보는 업무라 기분 좋은 긴장감까지 들었다.
업체 미팅을 온 사람은 나이가 지긋한 남자였다. 자신이 대표라고 소개했다.
부기는 견적을 내려달라는 요청을 하려고, 운을 뗐다.
“제품 견적이 300원인데 .. 저희 마진은..”
“너무 비싸요! 그 가격에 취급하는건 어휴 도둑놈 심보죠”
토대리의 말이 거칠게 미팅장을 파고 들었다.
“아 대리님 그만큼의 가치가 있습니다. 저희는 유기농이고...”
“유기농 알아요 저도! 그 뒷면에 중국산 유기농이라고 써있더라구요,
사실 그정도는 어디서든 다 강조하는 거잖아요
저는 그것보다 차라리 국산이라고 표기하는게 더 나을 것 같아요”
미세한 떨림이었지만, 대표의 눈밑이 약간 떨리는 것을 부기는 보았다.
어찌됐건 토대리는 가격을 내려달라고 팽팽히 맞섰고, 대표는 직원들과 논의 해보겠다로 응수했다.
부기는 다른 안건을 얘기하여 화제를 전환하려고 했다.
“이거 말고, 다른 제품도 보여주실 수 있나요..? 예를들어..초”
“초록색 빛 나는 샘플로요!”
부기가 내가 말한 건가 착각할정도로 토대리는 빠른 인터셉터를 통해 대화를 이끌어나갔다.
모든 대화가 부기가 생각한 방향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큰 따옴표의 시작을 부기가 했어도 대화를 마무리하는 큰 따옴표는 토대리가 달고 있었다.
반면 부기의 마음 속에는 작은 따옴표들이 쌓여갔다.
음 여기에선 말을 하는 게 좋은가? 중간에 말씀드리면 너무 예의에 어긋나지 않나?
지금 좀 무례한 것 같은데? 등등의 의문들이 부기의 머릿속에는 떠돌았지만.
토대리가 그래도 이것저것 말을 하기는 해서, 필요한 말은 다 화두에 오른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대화가 다 끝나고, 미팅이 끝날 때쯤 되자. 토대리가 물었다
“부기 씨 뭐 할 말 없어요 내내 조용하네?”
‘음, 당신이 마우스를 휘둘렀잖아요’. 부기는 생각했지만
그래도 토대리가 여기저기 클릭질을 했기에 새로운 화면 창이 떠오른거라고 생각했다.
“네 없습니다” 라는 부기의 한마디로 미팅이 끝났다.
미팅이 끝나자, 부기의 군데군데 잘린 편집된 말들이 가슴속에 들어와 쓰라렸다.
마우스를 처음 본 사람들은 놀랐을 것이다.
스티브잡스가 또라이라고 들었던 데에도 이유가 있겠지
부기는 너무 빠른 ‘전환’들 속에서, 사람들이 그 텐션에 종종 적응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팝업도 못 끄는거겠지 부기는 갑자기 밀려오는 피곤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