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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혜BaekJi Dec 26. 2019

결혼이야기/marriagestory

텁텁한 현실 그래도 여전히 연극 속에

1 나는 영화 하나 꽂히면 여러번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뭔가 그럴 거 같기도 하고 아닐 거 같기도 하고

2 뉴욕 생활비에 쬐금 쪼들리고 있는 실정이라 배경으로 나오는 뉴욕이 참 삭막해보인다...

3 요근래 보면서 이정도로 스트레스 받은 영화 드라마가 있나 싶다. (생활비에 쪼들리기 시작한 내 상황도 한몫한다) 전쟁같은 감정싸움은 물론, 상상이 가서 더 끔찓한 미국의 소송, 변호사비용. 돈도 쪼들리는데 서로 죽이겠다고 날선 말 날리다가 어느샌가 세이브. 냉탕과 열탕을 오가는 스윙감.. 무슨 무 자르듯 아이가 반반, 2:3 나뉘는 무형인듯 유형자산이  되고. 여기서 더 이기겠다고 이래저래 머리아프게 전략을 짠다. 아이를 사랑해서 이런 저런 행동을 꾸며보지만 결국 뽀록은 금방. 언젠가 이혼이 인간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과정 중 하나라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 실감이 간다.

6. “It’s temporary”비용과 지나친 감정적 소모에 시달리는 찰리에게 변호사 Bert가 말했다. 지나간다. 그 끔찍한 이혼도 지나고나면 괜찮을 것이다. 돈은 다시 벌면 되고, 이것만 지나면 이 사람과 이런 전쟁같은 말싸움을 할 일 없이 서로의 앞날을 응원할 것이다. 영화는 실제로 그렇게 흘러간다. 다소 드라마틱해서 좀 더 현실적이면 좋았을 엔딩을 제외하고는 영화가 너무 내취향이었는데 감독 노아바움백의 이름을 보고 단번에 알만했다. 프란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이것보단 프란시스 하) 때부터 꿀꿀하고 텁텁한 현실 뒤에 그래도 행복한 순간을 담아내 온 노아 바움백이었다. 여기서도 그는 일관적이었다. 부부는 이혼에 성공(?!)했고 그 이후 그들은 덜 괴롭고 때로는 서로의 배려를 여전히 발견하는 순간을 만난다. 그래 그게 인생이지...


7. 스칼렛 요한슨도 좋은데 남자 배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찾아봤는데, 이미 큰 상을 수상한 배우였다. 이제 규모 있는 영화들 주연자리를 꿰찬 거 같은데 이런 영화들에서도 더 많이 봤으면 좋겠다.

8. 지독한 현실이야기이긴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여기저기서 현실을 조금 덜 현실로 만드는 장치들이 여기저기 있다. 여자는 배우고, 남자는 재능있는 연극감독이다. 둘다 예술가라는데. 중간중간에 나오는 음악들. 뭔가 몇몇 장면도 연극같고. 변호사 Bert가 말했듯 이 이혼도 비용적으로 감당할 수 없고, 결혼 이후의 삶을 혼자 유지할 경제능력이 없는 사람이 마주한다면. 드라마는 사뭇 다를 것이다. 현실이야기를 하나 여전히 대부분의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듯한 노아 바움백의 고백 같기도 했고 오히려 더 드라마에 현실성을 집어넣는 변호사의 조언 같기도 했고.


9. 영화 “블루발렌타인”이 떠올랐는데. 이혼 과정이 디테일 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보통사람의 현실과 더 가까운 영화다. 모두가 브로드웨이 천재감독은 아니며, 모두가 tv쇼 배우일 수는 없으니까.

10. 영화 아일랜드에서 스칼렛 요한슨을 봤는데 그녀는 내가 가장 오래 알고 봐 온 배우 중 하나다. 스크린에서 그녀를 본 지도 10년은 족히 넘는다. 그 동안 그녀는 많이 변했다. 섹시한 금발미녀의 표본인 그녀는 이제 숏컷을 했고, 그녀의 역할은 감정 표현이 더 커졌다.

11. 결론. 이 영화 매력있어요. 더 현실을 원한다면 미셸 윌리엄스, 라이언 고슬링 주연 블루 발렌타인을 보세요 ㅎ

12.크리스마스다. 뉴욕에서. 영화에서 보는 그런 크리스마스 풍경 맞다. 그런데 딱 이브까지만. 왠만한 상점이 문을 닫는다. 에어비앤비 호스트 앨리스는 클리스마스에 뉴욕은 거의 죽은 도시나 다름 없다 한다. 낮에는 친구랑 차이나타운을 갔고 저녁에는 앨리스와 이 영화를 봤다. 낮에 먹은 훠궈가 너무 쎄서 아직도 속이 편하지 않다...

#bluevalentine #marriag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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