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지혜BaekJi Jun 05. 2021

배우 박정민


1. 내가 중학교때 개봉한 영화 파수꾼에서 이제훈은 상당했다. 다른 조연배우들도 훌륭했지만 이제훈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영화 이후로 이제훈은 영화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을테고 익히 알려진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건축학개론, 시그널  잘된 영화 드라마 주연을 있는대로  꿰찼다.


2. 한참 뒤에 나도 대학생이 될만큼의 시간이 흘렀을 때 이준익의 흑백영화를 봤다. 주연은 강하늘. 그때도 지금도 좋아는 하지만 팬은 아니다. 이준익의 윤동주 영화라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봤다. 잔잔하고 무난한 영화였는데, 영화 속 요소 하나가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동주보다 기억에 남는 이름이 있었다. 송몽규라는 인물. “동주야” 한마디도 아주 정확한 감정으로 내뱉는 그 배우는 사실상 주연 강하늘의 존재감을 완전히 압도해버린 것 같았다. 바로 배우를 찾아봤다. 박정민. 평범한 이름에 개성있는 얼굴의 배우였다. 그제서야 파수꾼에서 본 얼굴 하나가 겹쳐보였다. 이제훈과 서배우, 잠깐 출연한 이초희보다도 존재감이 없었던 백희, 한동안 보지못한 얼굴. 박정민이었다. “얘가 걔구나” 아니니 다를까. 5년전 파수꾼의 이제훈이 그랬던 것처럼 그는 많은 영화제작자, 감독들이 찾는 유명 배우가 되었다.

물론 배역의 개성도 배우의 존재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니 거기까지는 잘 모른다. 그래도 내가 나이가 든 그시간동안 그는 발전했다고 확신할 수는 있다 매력적인 배우라 생각했고 팬이 되었다.


3. 5년이다. 관객인 나에게는 이것저것 주어진 대로 생활하다보면 자연히 지나가는 시간이다. 하지만 한 명의 무명배우가(주변 동료배우들이 모두 주목을 받을때) 이름을 알리기까지라면 당사자에게 그 시간의 밀도는 또 다르다. 유퀴즈에서 보니, 별 정신적 타격 없이 우직하게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이 비범한 천재배우도 그때가 자격지심과 후회로 비대해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고대를 다니다가 때려치고 하녜종으로 향한 놀라운 패기 뒤에 밀려온 지질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꽤 허세없고 솔직한 사람이었다. 세상 미친 천재 혹은 고민없이 돌파하는 노력파라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나나 내 주변 많은 사람처럼 열심히 휘둘리며 존버할 뿐이었다. 일단 존버는 그래서 더 말이 되는 것 같다. 새삼 가깝게 느껴진다 호호 결론은 배우님 작품 더 많이 해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5/2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