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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혜BaekJi May 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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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쓰기에 있어 재능과 천재성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것은 환상이다. 그것은 작가란 존재가 다른 사람들 보다 특별히 높은 곳에 있다고 믿는 선민의식의 슬픈 유물이다. 문학이 인간의 이해에  뜻을 담고 있다면,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을 사랑함에 있어서 재능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필요한 것은 겸손과 성실함이지 재능과 천재성이 아니다. 우리는 술자리에서나 호기롭게 힘을 발휘하는,  어줍잖은 재능과 천재성이라는 말로 자신의 게으름을 속이고, 방종과 타락에 면죄를 받았으며, 스스로를 재능있다 믿는 일굴의 무리 속에 들어앉아 킬킬대며 세상의 많은 정직함을 비웃고 상처주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나는 천재성이라는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내가 믿는 것은 오로지 체력 뿐이다. 지치지 않고 계속 걸어나가는 . 겸손하게 사람에게로 다가가고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 그래서 우두커니 책상에 앉아 스탠드에 불을 켜고 자신이 읽어낸 인간의 작은 부분에 대해 매일 밤마다 조금씩 조금씩 글을 쓰는 것이다.


김언수,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당선 소감


친구 하나가 군대를 다녀와서 오랜만에 인스타를 시작하더니, 올린 첫 게시물이다. 그 아이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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