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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혜BaekJi Aug 21. 2021

떠남은 충동이다.

일단 뜨자

1.  난 걱정은 많으면서 가끔 보면 인생 참 충동적으로 산다. “무작정 떠나다” 나한테 어울리는 말이다. 중학교 때는 좋아하는 밴드의 내한공연을 본다고 락 페스티벌을 혼자 갔다. 스무살 겨울에는 두번째 수능을 본 뒤 또 고민이 밀려왔다. 그래서 부모님을 완벽한 거짓말로 속이고는(동행자가 있다는) 일본 오사카에 4박 5일 있다 왔다. 대학교때는 우연히 영화제 자원봉사자 모집을 보고 지원해 일주일간 부산에 머물렀다. 왠지 모르게 바쁜 스케줄에 치여 남들보다 여행을 잘 못간다, 잘 못논다는 사실에서 기인한 보상심리가 크기는 했다.



이번에도 무작정 제주로 향했다. 보상심리보다는 이번엔 권태감이 컸다. 서울에 있을 때 나는 이례적으로 한가한 몸이 되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 부지런하지도, 또 게으르다고도 할 수 없는 그 애매한 상태. 반복되는 일상, 난 계속 애매할 것이었다. 전환점이 필요했다. 이 일상의 상황을 완전히 반전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떠남”이 필요했다. 일단 다 놓고, 새로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자. 서울이 지겨웠다. 애매하게 놀지말고, 확 놀아버리지.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생각을 재정비하자. 1박 2일. 비행기와 숙소를 덜컥 예약했다. 환불도 안된다는 전날 예약. 그리고는 부모님에게 통보한다. “나 혼자 제주도에...” 여자애 혼자서 제주도를...! 이라는 부모님의 노발대발도 잠깐이라는 것을 이제 경험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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