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옥진 Oct 16. 2020

대비되는 두 출산.

아기를 낳다.

  건강한 첫아기 출산의 경험은 출산 시 스스로 어찌해야 되는지 알게 했다. 지금은 둘째를 만나기 위해 진통중이다. 진통이 사라지면 복도를 걷다가 진통이 오면 테이블을 붙잡고 서서 좌우로 움직인다. 간간히 뛰어노는 아이에게 상냥한 말투로 대답해주고 이것저것 남편에게도 지시를 한다. 또다시 진통이 온다. 난 그저 옆에서 진통 간격과 그녀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내가 옆에 있어서 마음이 편안하다며 고마워한다. 그녀에게 출산은 이제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덩달아 나도 긴장하지 않는다. 

  드디어 아기가 많이 내려갔는지 변의가 느껴진다고  한다. 진통 간격이 삼사분이다. 서서 낳을건지, 엎드릴 건지 조용히 물었더니 엎드리는 것이 편하겠다며 방으로 들어간다. 힘이 들어가고 호흡조절로 강약을 조절하자 아기의 머리카락이 훅 보인다. 지금부터는 힘을 주지 말아야 한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하아!

나의 호흡소리를 잘도 따라 한다. 이마, 눈, 코, 입, 이 나오고 한번 쉰다. 아기의  고개가  돌아가며 어깨가 나온다. 탯줄이 목에 한번 감겨있다. 탯줄 길이가 넉넉하여 등 뒤올려주면서 동시에  몸이 빠져나왔다. 회음 손상 없이 깔끔하다.

 태반이 나온 후는 더 깔끔하다. 엄마의 작은 몸집에 맞게 둘째아기는 3.2킬로로 태어났다.
건강하다.
방금 큰 아이를 데리고 바람 쐬러 나갔던 남편은 아무일도 못 한 채 바로 호출되어 들어왔다. 이 상황이 어리둥절한 모양이다. 벌써??? 우와!!!

정말 둘째는 빠르네요.

당신 얼굴이 빛이나네!

남편을 비롯한 온가족이 웃는다.


자연출산은 이런 거다.
느긋이 기다리고
반가이 맞고
축하만 있으면  되는거였.





진통이 왔을 때 모든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몸을 풀어지게 한다. 풀어진 몸은 아기를 순리대로 내보낼 수 있다. 반대로 출산에 대한 공포는 온몸을 돌덩이로 만든다. 쪼여진 몸은 아기를 내보내기 힘들다. 두려움에 휩싸여 어쩔줄 몰라하는 여자를 위해 이완의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깊은 호흡과 동시에 입술 털기시켰. "얼굴에 힘 풀고, 어깨를 내리세요~붉은 이슬이 제법 나오는 걸 보면 아기를 만날 시간은 얼마남지 않았어요. 힘내봅시다."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통이 시작되자 떼쓰는 어린아이처럼 발을 구르고 방바닥을 내리 다. 천하장사다. 힘을 풀라는 소리에도 여전히 어깨는 치켜올려져 있고 하이톤의 비명을 지른다.


골반의 크기와 아기의 몸집이 적절히 맞아떨어지니 삼 분간 격으로 정확히 오는 진통이 오간다. 진통이 오고 갈 때마다 똑같은 위로와 외침이 한 밤중 정적을 깨운다. 산모는 진진통이 온 후 시간 동안,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출산계획은 한여름 밤의 꿈이다.

다행스러운것은 이런 소란중에 아기는 꿋꿋이  내려왔다. 


영화에서 처럼 길고 긴 비명 후에 응애응애 아기가 울었다. 손 위에 엊혀진 아기가 묵직하다. 어후~~~~4킬로다. 작은 어미 몸이 큰 아기를 품고 낳았다.


골반이 넉넉하면 출산과정이 순조롭고 진통이 자주, 강하게 온다.  아무런 약물의 사용 없이 강하게 오는 진통으로 순산을 예견한다. 두려움만 없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그래도 산모에게는 폭풍칭찬을 했다. 그래야 마땅한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인분이니 더 먹으라구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