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온 지 사흘째, 몸은 벌써 자연을 닮아가는지 밝아짐을 안다. 04:40분, 동트는 하지, 태양은 아직 저 산 아래에 있다. 이슬을 머금은 논과 밭이 희끄무레 살갛에 닿는다. 수탉의 모닝콜도, 새들의 지저귐도 아직 없다. 농수로의 물만 밤새 내달아 강에 이른다. 아하! 마을에서 내가 제일 일찍 일어났다. 기지개를 켜며 덜 깬 눈으로 코기 찬열이 따라온다. 어둠이 오는 저녁은 불안하지만 점점 밝아오는 새벽은 설렌다. 밤을 새워 아기를 받아냈던 수많은 새벽들은 고단했지만 지금의 새벽은 신비와 함께 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온 설원을 걷듯, 아무도 걷지 않은 새벽의 시골길을 걷는다. 미처 내려앉지 않은 이슬이 머리카락에, 옷 위에 내려앉는다. 차가운 새벽이 첫 호흡하는 아기처럼 가슴으로 들어온다.
일을 해야지. 흉물스레 천막에 덮혀져 있던 통나무를 본다. 집 전면이 말이 아니다. 저것들을 오늘 뒤뜰로 모조리 옮기리라. 각오 다진 호흡을 한다.
마사토를 나르던 노랑 외발 수레에 장작과 통나무를 옮긴다. 한 개, 두 개, 세 개... 욕심부리다 힘에 부쳐 나동그라질까 걱정이 들었다. 그래! 세 개만... 내 힘은 요기까지! 뒤뜰까지 가려면 두 번의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그 길은 좁고 비포장이다. 손과 어깨, 뱃심까지 합쳐져야 뒤뜰에 갈 수 있다. 몇 번을 오가면 힘이 없어질까? 몇 번을 운전해야 깔끔히 옮겨질까? 오고 가며 생각은 오로지 한 곳에 닿는다.
날이 완전히 밝았다. 오이 하우스 주인 어르신이 제일 먼저 나타나시고 건너편 수탉과 거위의 이중창이 들려올 때쯤 부스스 눈곱 떼며 남편이 나온다.
안 떠지는 눈을, 애써 휘둥그레 만들며 립서비스를 한다. 못 이기는 척 노랑 외발수레를 양보했다. 늦잠쟁이인 그가 극성스러운 아내 덕에 새벽부터 애쓴다.
7;30 깔끔해진 돌 벽체가 나타났다. 전국의 강가 돌을 주워다 붙인 멋진 돌멩이들이 다시 아침을 만났다. 이리 멋진 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