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낳고 방구석 탈출~

아기를 낳다.

by 김옥진

내일은 주말이니 아파트 공원 30분만 혼자만을 위한 산책을 해 보세요! 네??? 산책요? 아기 어떻게 하고요? 남편에게 30분만 봐달라고 하세요. 모유가 잘 나오니 한번 먹을 정도 양을 유축해 놓으면 되겠네요! 정말요? 그래도 되나요? 생각만 해도 좋아요!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


여름은 가을의 문턱에 걸려 있다.

아기 낳고 한 달 내내 소소한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연락을 해 왔던 희진 씨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희진씨는 가을을 잊고 아직도 여름의 한 가운데 있다. "선생님 저 또 위기가 찾아온 거 같아요! 아기가 한두 시간마다 젖을 찾아요.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계속 이런 건가요? 종일 침대서 아기에게 젖만 주고 있어요. 밥 먹을 때랑 화장실 갈 때 조차도 마음 놓고 방을 나갈 수가 없어요." 들어보니 생각만 해도 제정신으로 살 수 없어 보인다.

5일 전에도 배꼽에서 피가 나온다고 연락이 왔었다. 아직 덜 여문 배꼽이 아기가 울면서 복압이 올라간 이유로 피가 나온 거였다. 되도록이면 울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아기를 울리지 않으려면 희진 씨는 하루 종일 젖을 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어젯밤 11시부터 세시까지 잔 거다. 이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또 다른 대책을 세워야 했다.

3.4킬로로 태어나 지금은 4.4킬로로 완전 모유수유를 하고 있다. 종일 젖을 달라는 걸 보면 젖 양이 부족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는데 한 달이 채 안되어 1킬로가 늘었다면 잘 자란 거다. 실망감은 모유양을 줄게 하므로 가족이나 산후 도우미의 정서적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 몇 가지 솔루션을 주며 잘하고 있다고 너무 훌륭하다고 위로를 전했다.


첫 번째 솔루션

'젖양은 충분하고 체중도 그만하면 되었다. 그러니 실망 말고 열심히 젖을 주시라. 모유 수유 아는 분유 수유아보다 체중이 흡족이 늘지 않는 아기도 종종 있다. 산모의 잘못이라고 몰아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으니 용기를 내시라.'


두 번째 솔루션

' 젖양이 충분하다면 한 달이 지나는 시점부터 간간히 아기랑 눈 맞추고 놀아주면서 수유 간격을 늘리는 거다. 보통 한 달이 지나면서 그동안 신생아기에 주던 한두 시간의 간격 수유를 두세 시간으로 늘려도 충분하다.


세 번째 솔루션

'산모가 번아웃되지 않도록 쉼을 만드는 거다. 정말로 너무 힘들다면 하루 한 두 번 분유를 주고 그 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좋다. 물론 분유를 먹은 만큼 젖을 먹지 않아 젖양이 줄 수도 있지만 산모의 휴식이 첫 번째 중요한 것이라 생각이 든다면 차선을 준비하는 것이 옳다. 젖은 먹일수록 다시 늘어난다. 산모가 회복되면 그때 가서 차차 분유를 줄이거나 끊으면 된다'


네 번째 솔루션

엄마가 아기를 키우는 것은 당연히 옳은 말이다. 가끔 너무나 아기를 위하는 마음 때문에 자신의 일상을 모두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기를 낳고 산욕기 6주가 지나면 일상의 생활을 해도 무관하다. 여기서 오류를 범하는 것은 6주 내내 집 밖에도 안 나가고 심지어는 방에서만 지내는 경우다. 6주 전에라도 잠깐씩 밖에 나가 산책도 하고 햇볕을 쪼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선생님, 그런데요 힘들지만 어쩜 아기가 이리 이쁠까요?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고 하나요? 어떨 때는 남편을 이렇게 사랑했던 때가 있었었나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워요."

희진은 지금껏 경험한 사랑 중에 최고봉을 만났다. 아기를 낳아야만 알 수 있는 찐 사랑이다. 그렇게 희진도 엄마의 손길로 성인이 되었음을 알고 있다. 잘 키워진 두 남녀가 사랑을 대물림하고 있다.



희진이 소개한 임신 20주를 갓 넘은 산모를 만났다. 아기를 잘 낳아야겠다는 마음은 있는데 방법을 몰라 두려웠단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두 사람 분위기가 괜찮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들어올 때보다 훨씬 밝아진 모습들이다. 임신 33주부터는 숙제를 잘하고 있는지 날마다 검사를 하기로 했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세상을 따듯하게 만드는 바탕이라는 사실을 알고 간다. 태양은 겨울을 향하지만 이곳의 온도는 변함없이 사철 따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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